김포도시철도(골드라인)가 개통된 건 2019년 9월이다. 고작 두 량으로 편성된 차량의 최대 수송 능력은 230명. 러시아워에는 이 비좁은 공간에 줄잡아 400명 이상의 승객이 콩나물시루처럼 들어찬다. ‘김포 지옥철’로 불리는 까닭이다. 이 노선의 명성(?)은 국내 1위 혼잡률(285%)로도 확인된다. 서울 최대 혼잡 구간인 도시철도 9호선 노량진~동작역 구간(185%)과도 격차가 크다.
허허벌판에 일단 아파트부터 짓고 교통 인프라는 나중에 까는, 김포 지옥철의 전철을 밟고 있는 지역이 경기 북부의 양주신도시다. 현재 계획된 지하철 7호선 연장선(도봉산~옥정)은 한술 더 떠 복선이 아닌 단선으로 진행 중이다. 정부가 충분한 예산을 배정하지 않은 탓이다. 외길로 철도가 오가면 배차 간격이 그만큼 벌어질 수밖에 없다. 개통 이후에 벌어질 상황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여기뿐일까. 진작 개통됐어야 할 월곶~판교선은 수년째 개통이 지연되고 있다. 강남역, 잠실역, 고속터미널역 등은 매일 10만 명 이상의 승객이 몰리며 사고 발생 위험을 높이고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끔찍한 사고가 터져야만 부랴부랴 수습책을 마련하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불길한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작년 12월엔 골드라인을 탔던 20대 여성이 김포공항역에서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태원 참사의 비명이 귓가에 가시지도 않은 때다. 골드라인은 경기도에서 운행 중인 5개 경전철 가운데 안전사고가 가장 많은 노선이기도 하다. 지난주엔 차량기지 화재로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시민들이 ‘지옥의 터널’을 빠져나올 이렇다 할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더욱 큰 공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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