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인공지능(AI)처럼 산업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벤처캐피털(VC) 시장을 선도하겠습니다.“
다음달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LB인베스트먼트의 박기호 대표(사진)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업종 내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을 선별해 초기 단계부터 과감히 투자하고 후속 투자를 주도해왔다”며 “상장 후에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높은 수익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투자할 때는 철저히 리스크를 따져보고 한 번 투자를 결정하면 회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작년에 총 30건의 투자 계획을 수립해 총 2024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 중 45%가 후속 투자였다. 하이브,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직방, 무신사, 컬리 등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을 발굴한 벤처캐피털로도 잘 알려져 있다. 대부분 이들 유니콘 기업의 초기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만큼 LB인베스트먼트의 수익률은 4.5배에서 많게는 18배에 달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번 공모 과정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계산했다. 아주IB투자와 SBI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다올인베스트먼트, 대성창투 등 벤처캐피털 여섯 곳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들의 평균 PBR(1.38배)을 적용한 LB인베스트먼트의 예상 기업가치는 약 1476억원으로 산출됐다. 여기에 공모자금, 할인율 등을 적용해 최종적으로 예상 시가총액 1022억~1184억원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벤처캐피털의 수익을 분기별, 혹은 1년 단위로 짧게 끊어서 보면 시장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다만 중장기적인 시각에선 벤처캐피털 역시 주주들이 기대하는 충분한 수익 성장을 달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IPO 시장에서 벤처캐피털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증시 활황기 대형 벤처캐피털이 잇달아 상장에 도전했으나, 공모 단계에서 흥행에 실패하거나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하락한 경우가 적지 않다.
박 대표는 “시장에서 허락하는 만큼 공모 자금을 확보하고 펀드 운용 능력을 바탕으로 이후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실적으로 답할 것”이라며 “공모자금으로 현재 6% 수준인 위탁운용사(GP) 출자 비율을 10~15%로 늘려 투자 성과의 일부를 회사 성과로 가져와 주주들과 과실을 나누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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