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튀김 통 집에 챙겨가자" 맥도날드서 인기 폭발, 왜?

입력 2023-02-20 14:42   수정 2023-02-20 15:01


'패션과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최근 맥도날드의 감자튀김 용기가 핫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기념품처럼 챙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간 플라스틱 재질이 코팅된 종이 용기로 만들어졌던 맥도날드의 붉은색 감자튀김 용기가 올해부터 재사용이 가능한 고무 용기로 바뀌었다.

'낭비방지 순환경제법'(이하 순환경제법)에 따라 지난 1월 1일부터 패스트푸드점, 캐주얼다이닝 등에서 식사를 할 때 일회용 포장재 사용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순환경제법은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사용량 20% 감축을 달성하고 2040년에는 아예 일회용 플라스틱을 퇴출시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맥도날드에서 교체된 것은 감자튀김 용기뿐만이 아니다. 음료수 컵과 숟가락·포크·나이프 등도 모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성분으로 재탄생시켰다. 손님들이 취식 후 식기를 반납하면 매장 한켠에서 온수 세척이 이뤄진다. 맥도날드는 해당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1억유로(약 1400억원)을 투자했다. 이런 가운데 붉은색 감자튀김 고무 용기는 실용성이 높고 미적으로도 인테리어 소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따라 이를 개인적으로 챙겨가는 손님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자신의 SNS에 순환경제법을 적극 홍보하며 맥도날드의 감자튀김 용기 사진을 포스팅한 바 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라. 순환경제법은 단순히 플라스틱 빨대를 쓰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프랑스에서 소비패턴을 바꾸고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당국은 프랑스를 모범 사례로 내세우며 유럽 전역에서 이를 도입하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순환경제법에 대한 회의론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재사용이 가능한 식기를 세척, 건조 및 보관하는 방법을 테스트하고, 매장 직원을 재교육하는 비용까지 계산 경우 한 매장당 최대 1만5000유로의 추가 비용이 소요될 수 있어서다. 또한 이 같은 시도가 환경을 개선시키기는 커녕 식기 세척을 위한 에너지 소비량을 늘리고 결국 탄소배출 증가로 이어질 수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의 베이커리 체인점 프레타망제의 한 유럽 전무이사는 "외부에서 봤을 땐 단순한 변화처럼 보일 뿐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든다"며 "우리는 프랑스 매장들에서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접근 방식을 테스트하는 데 1년 이상이 걸렸다"고 토로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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