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고 날 뻔"…이륙 1분 만에 434m 급강하한 비행기

입력 2023-02-20 16:25   수정 2023-02-20 16:32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가 하와이 공항에서 이륙 직후 바다로 급강하하다가 가까스로 고도를 회복해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조사 중이라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20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지난해 12월 18일 하와이 마우이섬 카훌루이 공항에서 발생했다. 유나이티드항공 1772편(보잉777)은 이륙한 지 1분 후 고도 670m에서 바다로 434m 급강하하다가 가까스로 다시 상승해 사고를 면했다.

CNN에 따르면 해수면까지 남은 거리는 236m에 불과했다. 약 5~6초만 늦었더라면 대형 사고가 일어날 위기였으나 다행히 사고를 면해 부상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당일 카훌루이 공항 인근에는 기록적인 강우가 내렸다는 것이 미국 국립기상국(NWS)의 설명이다. 사고 당시 이 비행기에 가족과 함께 탑승했다는 로드 윌리엄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륙 직후 무서운 기세로 급상승했고 롤러코스터 맨 꼭대기에 오른 듯한 느낌이었다"며 "(승객) 모두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비행기가 급강하하자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이들도 타고 있어서 침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실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좌석을 붙잡고 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나중에 알고 보니 5~5.2초 후엔 해수면에 부딪힐 수 있었다고 한다”며 “궤도 회복을 위해 노력한 조종사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CNN은 이 비행기는 이후 8~10초간 급강하하다가 다시 급상승하며 정상적인 비행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재 유나이티드 항공은 FAA 및 조종사 조합과 공동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는 사고 이후 추가적인 훈련을 받았으며, 이 비행기의 조종사들은 모두 2만5000시간의 비행 경험이 있었다고 CNN은 설명했다.

한편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도 14일 트위터를 통해 이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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