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바이오벤처 디앤디파마텍이 파킨슨병 치료제(NLY01)의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 향후 코스닥시장 상장 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자회사 뉴랄리를 통해 진행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NLY01' 글로벌 임상 2상의 톱라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차 평가지표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20일 밝혔다.
디앤디파마텍은 반감기를 조절하는 페길레이션 기술이 적용된 지속형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인 NLY01를 개발해 왔다.
총 255명의 초기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지난 2020년 2월부터 임상을 진행했다.
GLP-1은 2형 당뇨 치료제나 비만 치료제 목적으로 많이 개발되고 있지만 면역조절 물질로도 개발이 된다. 디앤디파마텍도 GLP-1이 뇌의 면역세포인 성상세포의 신경독성 세포 전환을 저해한다는 콘셉트로 접근하고 있다.
미세아교세포가 활성화되면 성상세포를 신경독성 세포로 전환시키는데, GLP-1이 이 과정을 막는다는 연구 결과를 창업자인 이슬기 대표(사진)가 2018년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임상 2상은 저용량, 고용량, 가짜약(위약)을 주 1회 피하주사로 총 36주 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차 평가지표는 '운동 장애 사회적 통합 파킨슨 질병 등급 척도(MDS-UPDRS)'였다.
회사는 이달 초 톱라인 데이터를 확보했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투약 후 24주 시점까지 투약군과 위약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지만, 이후 위약군의 증상이 일부 개선되면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고 했다.
36주 투여 기간 약물에 대한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디앤디파마텍은 추가 분석을 통해 NLY01 개발 지속 여부와 사업화 방향을 세울 계획이다.
NLY01로 타깃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매 적응증 개발 지속 여부도 추가 분석 결과에 달렸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2020년 알츠하이머 치매를 적응증으로 NLY01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아직 환자 투약 전이다.
NLY01이 임상 2상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향후 한국거래소 상장심사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거래소가 지난해 디앤디파마텍의 상장 신청을 예비심사에서 퇴짜를 놓은 주된 이유가 사실상 NLY01의 유효성 입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NLY01의 임상 2상 톱라인 데이터를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디앤디파마텍은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DD01' 미국 임상 1상 투약을 최근 마쳤다. 회사는 환자 대상 반복투여 과정에서 지방간 감소를 확인했다고 했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약물 유효성과 안전성 톱라인 결과를 1분기 내에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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