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에 내공 쌓자” 부동산금융·개발업계, 해외 전문자격 취득에 관심

입력 2023-02-20 17:23   수정 2023-02-20 17:24



거듭된 기준 금리 인상과 거래량 감소, 미분양 증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 등 부동산 시장 전반이 혹한기를 맞이한 가운데 부동산 개발 및 금융업계 임원과 종사자들은 전문자격 취득에 나서며 ‘내공 쌓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CCIM한국협회가 주최한 ‘2023년 CCIM(Certified Commercial Investment Member) 정규교육과정 공개설명회’에는 침체된 시장환경에도 불구하고 시행사, 건설사, 금융사, 자산운용사 등 부동산 관련 기업에 종사하는 임직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CCIM한국협회 사무국에 따르면 당초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어서 올해 정규교육 참석자수가 줄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작년보다 오히려 문의건수가 늘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중견 건설회사 종사자 A씨는 “작년 금융회사로 이직한 선배로부터 교육과정을 추천해줘서 참석했다”며 “PF가 중단돼 회사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고 오히려 미래를 위해 공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마침 회사에서도 교육비 지원을 검토해 주신다고 해서 올해 자격취득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 직원인 B씨는 “평소 PF 관련 업무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은 부동산 PF 관련 부서가 많이 위축됐지만 지금이야말로 앞으로 시장이 좋아질 때를 대비해 스팩을 쌓아 놔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해 참석했다”고 소개했다.

시행사 개발담당 임원 C씨는 “대부분 시행사가 그렇듯이 신규 프로젝트는 전부 중단된 상황”이라며 “그동안 국내 주택사업 위주로 사업을 펼쳐왔는데 앞으로는 해외사업이나 상업용 부동산 개발에 도전해 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격취득을 위한 공부도 중요하지만 업계 네트워킹에 도움을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CCIM한국협회 원영수 회장(한국자산신탁 고문)에 따르면 1997년 IMF 구제금융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이 개방되고 외국계 회사와 기관이 국내 알짜자산을 쓸어가는 과정을 겪으며 그들의 선진 부동산 기법을 배우게 됐다.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투자기관과 일하면서 CCIM의 분석 툴을 알게 됐고, 발 빠르게 움직인 선배들은 미국에 가서 CCIM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2002년 한국 지부가 결성된 이후 국내에는 1326명의 정회원(Designee)이 배출돼 활동 중이고, 미국협회에서도 한국협회의 위상과 역량을 인정해 포트폴리오 감수를 국내 전문위원이 직접 맡을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이날 교육과정의 상세한 설명을 맡은 최기빈 교수(SK리츠운용)는 “CCIM의 투자방법론은 투자대상을 개량화해 동일 잣대로 비교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교육과정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부동산 지식과 스킬을 습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에 더해 “업계 관련자들과의 네트워크 형성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7~8개월간에 걸친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동기 간의 연대감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CCIM 자격취득자의 업종별 비율을 살펴보면 금융업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부동산컨설팅 및 관리업과 부동산 개발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일반 기업체 부동산 자산관리 임직원과 자산운용사와 신탁사, LH 등 공기업, 변호사, 감정평가사 등의 비중도 높은 편이다.

CCIM한국협회 김정희 사무국장은 “어려운 시기에 미래를 위한 준비에 나서는 분들이 많은 걸 보며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 며 “포트폴리오 감수에 대해 문의하는 분들이 많은데 한국협회는 각 분야별 전문위원이 직접 감수를 진행하고 있고, 사무국에서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CIM 정규교육은 오는 4월부터 매주 토요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총 80시간의 4개 과정 수강 후 각 과정별 시험을 통과하고, 포트폴리오 감수와 종합시험을 거치면 정회원 자격자에게 ‘핀’을 수여한다.

협약이 체결된 부동산대학원 졸업자와 얼리버드, 정회원 추천자에겐 할인혜택도 주어지므로 자세한 사항은 CCIM한국협회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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