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오는 6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춘천의 소양강댐(사진) 사용권을 강원도로 돌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0년간 소양강댐에서 발생한 편익 비용을 국가와 댐 사용권자가 독점했지만,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자치권이 부여된 만큼 소양강댐 이용권을 강원도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올해는 소양강댐 축조 50년이 됐다. 법인세법에서 무형 자산인 댐 사용권의 경제적 사용 기한(내용연수)을 50년으로 규정하고 있어, 강원도의 댐 사용권 주장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
소양강댐이 서울 강남 키웠다
20일 강원도에 따르면 소양강댐은 1967년 4월 착공해 1973년 10월 완공됐다. 당시 정부예산 1643억원 중 20%인 288억원을 댐 건설에 투입했다. 경부고속도로(1970년), 서울지하철 1호선(1974년) 건설과 함께 당시 정부의 3대 국책사업 중 하나였다. 총저수량은 29억㎥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인구 2652만5000명에게 용수와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소양강댐 건설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서울 강남도 소양강댐 건설에 따른 혜택을 받았다. 댐 건설로 한강의 침수지역이 줄어들었고, 상습 침수지역이던 압구정 등 서울 강남 일대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도 관계자는 “1967년 우리나라 국민총생산(GNP)은 23억달러에 불과했지만 댐 건설 이후 6배나 증가했다”며 “소양강댐은 수해로부터 안전한 국토 개발을 가능하게 한 한국 근대화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소양강댐이 국가 발전을 견인했지만, 인근 지방자치단체나 주민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당시 강원의 춘성·양구·인제군 50.2㎢가 수몰됐다. 수몰된 농경지 면적은 전체 면적의 50%가 넘는 25.9㎢에 달했다. 턱없이 부족한 보상비를 받고 고향을 등진 주민만 2만여 명 가까이 된다. 댐 주변 311.84㎢(현재 229.9㎢)가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묶여 주민 재산권 침해는 물론 지역 발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도는 수몰지로 인한 기회비용 상실액과 기상변화 피해액 등 50년간 소양강댐 주변 지역 피해 규모를 6조8300억~10조1500억원으로 분석했다. 이 기간 정부 또는 댐 사용권자가 전력발전과 용수 판매 등으로 거둬들인 수입금은 9조4330억원에 달한다. 이들이 지출한 댐 주변 지역 지원사업비는 1120억원에 불과하다.
“소양강댐 권한 이젠 돌려줄 때”
도는 소양강댐 축조 50년과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에 맞춰 앞으로 댐에서 초과하는 발생 수익은 지자체에 귀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위해 강원특별자치도 특별법에 토지의 합리적 활용과 기업 유치를 위한 특례 적용, 행정·재정적 특별지원 등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다. 도 관계자는 “특별법 제정으로 중앙정부 지원이 아닌 스스로 지역을 발전시킬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댐 주변 지자체들과 연대해 댐 사용권과 발생하는 초과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