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관계기관 간 북한 식량 사정 평가를 긴밀히 공유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사진)은 지난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 식량 사정을 묻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식량 사정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여러 가지가 보이는데 그렇다고 아사자가 속출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다음날 권 장관의 발언에 대해 “대량 아사자가 나온 건 아니라는 뜻”이라며 “아직 연초이기 때문에 지난해 생산된 곡식이 소진됐을 시기는 아니다”고 부연했다.
이런 입장은 18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나온 성명을 계기로 바뀌었다. 이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1시간 뒤 열린 NSC 상임위원회에서는 “북한 내 심각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도발을 통해 북한이 얻을 것은 국제사회의 혹독한 제재뿐”이라는 성명이 나왔다.
통일부는 다음날 “북한 정권이 최근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심각한 식량난 속에서도 주민의 민생과 인권을 도외시한 채 도발과 위협을 지속한다면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이 더욱 심화할 뿐”이라며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구 대변인은 통일부 답변으로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 “권 장관이 국회에서 답변한 내용 등은 고난의 행군 시기만큼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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