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고등학교 졸업생이 중소기업 취업을 외면하고 있다. 기업 현장에서 기술 전수의 맥이 끊어질 뿐 아니라 ‘직업 양성소’ ‘조기 취업’이라는 직업계고의 설립 취지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20일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직업계고 취업자 비율은 29.5%로 5년 전(50.3%)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취업자 비율은 2020년 이후 3년 연속 30%를 밑돌았다.
직업계고를 선택하는 인원도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해 특성화고 입학 경쟁률(98.7%)은 사상 처음으로 정원을 밑돌았다. 특성화고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입학 정원 대비 지원자 수를 의미하는 경쟁률이 100% 아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업계고 졸업생이 중소 제조업 현장을 외면하는 것은 △고졸 출신에 대한 사회적 편견 △중소기업의 낮은 임금 및 복지 △지방대와 전문대 입학생 유치 경쟁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 크다. 정권마다 직업계고 정책이 오락가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명박 정부 때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마이스터고를 설립하는 등 지원이 늘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정책 뒷순위로 밀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8년까지 고졸 신규 인력은 수요 대비 공급이 60만 명가량 부족하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직업교육의 본질은 취업”이라며 “중장기적 직업계고 정책 로드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주/안대규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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