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허위매물이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허위매물만 걸러도 절반은 성공”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믿을 수 없는 중고차가 많다는 의미다.
허위매물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올초 경기도는 온라인상에서 중고차를 정상 시세의 약 3분의 1 가격으로 속이거나 주행거리를 4만㎞ 이상 속인 허위매물을 내놓고 영업하던 중고차 사이트를 적발했다. 허위매물 게재가 의심되는 사이트 17곳을 적발해 형사고발을 검토 중이다. 이들 사이트에 게시된 중고차 정보 570개를 분석한 결과, 정상 시세보다 평균 36.3%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매물 정보를 올려놓은 것으로 경기도는 조사했다.
게다가 이들 사이트는 상품용 등록 차량 비율이 5.4%에 불과했다. 말소 차량 비율은 24%였고, 연식일치율도 64.9% 낮았다. 허위매물이 중고차 선택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오토벨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소비자들은 중고차 구매를 원하면서도 허위매물을 걱정하고 있었다. 오토벨 방문자 11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중고차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에 대해 ‘허위매물에 대한 우려(응답자의 58%)’가 가장 많았다. ‘구매 후 발생할 수 있는 차량 문제’(18%)가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은 첫차 구매 시 ‘안전성’과 ‘가격’ ‘브랜드’ 등을 주요 고려 사항으로 꼽았다.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경매사업을 하고 있다. 여기서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중고차 거래 플랫폼 오토벨을 운영 중이다. ‘오토벨이 새롭게 여는 중고차의 안심 시대’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허위매물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
오토벨은 회원 가입하는 중고차 딜러를 대상으로 소속 매매상사의 사업자등록증과 종사원증을 필수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 자격을 확인해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허위매물을 팔다 적발된 딜러의 회원 자격을 영구 상실하는 규정도 마련했다. 기존 중고차 업계에서는 조합에 등록되지 않은 딜러가 허위매물을 판매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아울러 전국 중고차 매매단지 및 각종 제휴사 사이트 연동을 통한 허위·미끼매물을 ‘필터링’하고 있다. 22년간 사업을 통해 쌓인 140만 대 이상의 중고차 실거래 빅데이터와 신규 구축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허위매물 근절에 노력하고 있다.
중고차 경매 데이터와 플랫폼상에서 거래되는 매물의 실제 가격을 종합 분석해 전 차종의 정확한 현재 시세를 딜러와 소비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라이브 스튜디오’ 메뉴를 이용하면 차량의 내·외부를 온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360도 회전 가능한 가상현실(VR) 사진과 전문평가사가 검사한 112가지 진단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이정민 현대글로비스 책임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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