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무너진 시리아의 건물 잔해 속에서 극적으로 태어난 아기가 결국 고모에게 입양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 지진이 발생한 지 10시간 만에 시리아 진데리스의 붕괴한 건물 현장에서 구조된 신생아는 지난 18일 아프린의 한 병원에서 퇴원 후 고모 집으로 입양됐다.
여아인 이 신생아는 그간 병원에서 치료받으며 아랍어로 '기적'을 뜻하는 '아야(Aya)'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이번에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가면서 숨진 엄마의 이름인 '아프라'를 물려받게 됐다고 한다.
신생아 구조 당시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다른 형제자매 등 4명은 모두 사망한 상태였다. 구조대원이 신생아를 안고 나오자 근처에 있던 한 이웃이 숨진 어머니와 이어진 탯줄을 끊어주는 등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 10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 신생아와 관련된 소식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수천명의 사람이 병원에 입양 문의를 하기도 했다.
아기가 직계 가족이 없이 홀로 남았다는 이유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아기의 고모와 고모부는 직접 아기를 데려가겠다는 의사를 고수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병원 의료진도 성급한 입양을 반대하며 아기가 건강하게 퇴원할 때까지 돌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유전자 검사를 거쳐 아기와 고모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친척 관계라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기의 고모부인 칼릴 알사와디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기는 이제 내 아이들과 다름없는 내 자식"이라며 "아기의 숨진 아빠와 엄마, 형제자매를 떠올리게 해 오히려 애틋하다"고 전했다. 아기의 고모네는 현재 지진으로 집이 무너져 막막한 상황이지만, 아기가 행여나 납치될까 봐 걱정하며 연일 병원에 찾아왔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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