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뚫지 못하고 박스권에서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지수는 7%를 웃도는 상승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코스닥지수는 0.57% 상승한 793.42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최고치다. 이달들어 코스닥지수는 7.14% 상승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1.39%) 대비 압도적인 수익률이다. 올 들어서도 코스닥지수 상승률(16.80%)은 코스피지수 상승률(9.95%)을 크게 상회했다. 주봉 기준 코스닥 지수는 8번 연속으로 상승했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 증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달들어 나스닥지수는 3.45% 상승한 반면 S&P500지수 상승률은 0.06%에 그쳤다.
올들어 2차전지주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인 가운데 1월 초에는 로봇주가, 2월에는 인공지능(AI) 관련주, 바이오주 등이 차례로 급등하며 코스닥지수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통상 통화긴축 우려가 커질수록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은 움츠러든다. 최근 미국 1월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는데도 코스닥 시장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시장이 더이상 Fed를 겁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결국 올 상반기 안에 금리 인상이 종료되는 '끝이 보이는 싸움'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침체 우려가 낮아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중국과 유럽 뿐 아니라 미국 경기도 강도깊은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시도 심각하게 급락할 위험이 낮아지고 있다.
주요 상장사의 올해 실적 추정치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도 '코스닥 쏠림 현상'의 원인 중 하나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3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코스피시장 대신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월 미국 고용이 예상보다 둔화되고 물가 상승 압력이 꺾이는 등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 중소형주 강세 흐름은 다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 팀장은 "3월 테슬라 인베스터 데이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일 수도 있지만 금리 인상이 마무리 돼가는 시점에서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순환매 현상은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