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해지? 5년 이상 보유자는 '버티기'

입력 2023-02-21 18:00   수정 2023-02-22 00:35

청약통장 해지 러시가 가속화하는 와중에 가입 기간 5년 이상인 고가점자들은 여전히 통장을 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부산 등 핵심 지역은 1년 미만 신규 가입자가 되레 늘었다. ‘청약통장 무용론’이 퍼지고 있지만 분양시장을 통한 내 집 마련 수요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가입 기간별 청약통장 가입자 수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청약통장 해지자는 가입 기간이 5년 미만인 중단기 보유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기준 가입 5년 미만인 통장 소지자는 작년 6월 말 1472만 명에서 지난달 말 1347만 명으로 8.4% 줄었다. 반면 5년 이상 10년 미만인 가입자는 같은 기간 779만 명에서 806만 명으로 3.4% 증가했고, 10년 이상 청약통장을 보유한 가입자도 450만 명에서 469만 명으로 4.1% 늘었다.

분양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작년 7월 사상 첫 마이너스 전환한 이후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청약통장 예치금도 작년 8월부터 6개월 연속 쪼그라들어 반년 만에 5조원 넘게 줄었다.

전반적으로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가입 기간을 나눠 보면 5년 미만에 해지자 대부분이 몰렸다. 감소폭이 가장 큰 가입자(주택청약종합저축 기준)는 가입 기간이 1년 이상 2년 미만인 경우로, 7개월 새 22.82%가 이탈했다. 작년 6월 말 341만 명에서 지난달 말 263만 명으로 감소했다. 가입한 지 3년 이상 4년 미만인 통장 보유자도 같은 기간 270만 명에서 248만 명으로 8%가량 줄었다.

반면 5년 이상 된 통장은 대체로 가입자가 증가했다. 가입 13년 이상 14년 미만인 통장 보유자는 23.7%나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가입 7년 이상 8년 미만도 같은 기간 106만 명에서 125만 명으로 18.1%나 늘었다.

청약통장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높은 가점을 얻는다. 6개월 미만 보유하면 1점, 15년 이상 보유하면 17점이다.

서울과 부산은 이례적으로 가입 1년 미만짜리 통장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서울은 6개월 미만 가입자가 작년 6월 29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5.6% 늘었고 부산은 10만 명에서 11만 명으로 1.3% 증가했다. 가입 6개월 이상 1년 미만 가입자도 서울은 5.1%, 부산은 1.6% 증가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과 부산은 각각 수도권과 지방을 대표하는 대장주”라며 “최근 서울과 부산에서 핵심 부촌들이 재건축에 나서면서 신규 가입자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점자들의 핵심 지역 청약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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