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상북도에 따르면 경북의 전통주 제조면허는 152개로 전국의 10.8%, 지난해 출고액은 143억원으로 전국의 15.1%를 차지했다. 경북의 전통주 출고액은 코로나19 전인 2018년 84억원보다 70% 이상 급증했다.
고급 증류주 시장은 민속주인 안동소주 기업들과 경북에 귀촌해 창업한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쌀 소비 감소 속에 농업대전환에 나선 경상북도와 안동시 등은 농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수출산업화, 전통주 축제 개발 등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민국 위스키 마스터블랜더 1호로 오비씨그램, 디아지오코리아(부사장)를 거치며 30년 이상 위스키를 만든 이종기 대표는 2008년 문경에서 제이엘을 창업했다. 세계 유일의 오미자 와인과 브랜디를 만드는 주류 제조기업이다. 스파클링와인 오미로제는 지난해 한·미 정상 공식만찬주로 선정됐다. 한 해 최고 2만 명의 체험객이 다녀간 와이너리 ‘오미나라’를 운영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5억원을 달성했다. 이 대표가 오미자 와인을 증류해 만든 ‘고운달’은 500mL 한 병이 36만원에 판매될 정도로 명품 반열에 올랐다.
정보기술(IT) 기업을 운영하던 박성호·김선영 부부는 2007년 안동 맹개마을에 정착해 농업회사법인 밀과노닐다를 창업하고 10만㎡ 규모의 밀농사를 짓고 있다. 2019년부터 맹개술도가에서 진맥소주라는 브랜드로 국내 유일의 밀 증류주를 만들고 있다. 20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주류품평회에서 진맥소주 53도는 ‘더블골드’를, 진맥소주 40도는 ‘골드’ 메달을 수상했다.
김선영 대표는 “500mL 한 병당 23만원에 판매하는 캐스크스트랭스(물을 타지 않은 원액) 버전은 한 번에 100병을 생산하는데 하루 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9개의 안동소주 업체도 전통주 칵테일 바람을 타고 변신에 나섰다. 이 가운데 명인안동소주(대표 박재서)와 안동소주일품(대표 이주흥)의 주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칵테일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명인안동소주는 지난해 매출 53억원을 기록했다.
젊은 위스키 창업가의 경북 진출도 늘고 있다. 경상북도는 지난해 11월 김창수위스키증류소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김창수 대표는 2026년까지 안동 바이오산업단지에 200억원을 투자해 위스키 제조공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일본과 스코틀랜드에서 수년간 연수하고 100여 곳의 위스키 증류소를 견학한 뒤 지난해 4월께 싱글몰트 위스키를 출시해 매번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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