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진행된 2차 TV 토론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의 ‘울산 KTX 땅투기’ 의혹을 집중 거론했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황 후보가 “권력형 토건 비리”라고 포문을 열자 천 후보가 “울산의 이재명”이라고 비판했고, 안 후보는 “부동산 문제는 국민의 역린”이라며 가세했다.
안 후보와 천 후보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 등을 놓고도 김 후보와 각을 세웠다. 안 후보는 21일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혼자 설 수 없어서 많이 기대온, 빚이 많은 후보는 공정할 수 없다”며 “안철수와 김기현 중 내리꽂는 공천을 막을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천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후보의 지지율 흐름에 대해 “어렵사리 장제원 의원과 대통령실에서 쌓아놓은 모래성 위를 황교안, 천하람, 안철수가 밟고 지나가는 형국”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상승세가 두드러진 반면 안 후보와 천 후보는 중도층 표심을 양분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퍼블릭오피니언’ 의뢰로 18~19일 국민의힘 당원 4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1일 공개한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김 후보는 47%를 기록해 오차 범위(±4.8%포인트) 밖에서 안 후보(20%)를 앞섰다. 천 후보(18%)와 황 후보(13%)가 뒤를 이었다.
이에 안 후보와 천 후보는 김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한 뒤 결선투표에서 역전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결선투표에서 친윤 대 비윤의 구도를 만들어 다른 후보의 지지자를 흡수하면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천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서 “천하람, 안철수 표를 합치면 김기현 후보가 갖고 있는 표와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선으로 갔을 때 천하람, 안철수는 시너지가 분명히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결선투표 없이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날 합동토론회에서 그는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않고 정통 보수의 뿌리를 지켜온 김기현이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 당 대표”라고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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