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이재명 후원금 내라"…검찰, 성남FC 前 임원 입건

입력 2023-02-21 18:33   수정 2023-02-22 00:28

검찰이 직원들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원금을 내라고 요구한 성남FC 전 임원을 입건했다.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이 성남FC에 후원금을 냈을 때 해당 기업에서 의사결정을 지휘한 인물들도 수사 대상에 올라 조만간 기소될 전망이다.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21일 성남FC 전 임원인 A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민주당의 19대 대통령 후보 경선이 진행됐던 2017년 2월 성남FC 직원 12명에게 당시 후보로 나온 이 대표의 후원회 계좌로 135만원을 내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에게 투표할 권리당원과 선거인단 등을 모집하라는 지시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16일 청구한 이 대표 구속영장에 “(A씨 등) 성남FC 핵심 보직자들은 직원들을 각종 정치적 행사나 선거 과정에 동원하고 선거인단 또는 후원금 모집에 활용하는 등 이 대표의 정치·선거 활동에 적극 관여했다”고 적기도 했다.

검찰은 성남FC에 후원금을 납부한 기업들의 당시 최고책임자들도 입건했다.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이재경 전 두산건설 회장, 차광렬 차병원 회장 등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들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4~2018년 성남시가 보유한 부지에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각종 인허가와 용적률 상향 등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제3자인 성남FC에 후원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두산건설이 50억원, 네이버가 40억원, 차병원이 33억원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대표의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연구용역업체 피엠지플랜의 대표 황모씨도 차병원의 후원금 납부 과정에 관여했다고 보고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황씨는 성남시에 “숙박시설 유치가 필요하다”는 부지 개발 방안을 제기해 그의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시행사 베지츠종합개발이 30년간 공시지가의 1.5%만 대부료로 내는 등의 특혜를 받고 호텔 개발사업을 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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