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후보는 21일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 이태원을 찾아 이태원 상권 회복을 위한 여러 고민을 하려 한다”며 “안 후보에게 함께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천 후보는 “제가 10만원어치 상품권을 구매했고, 안 후보 재산을 고려하면 한 100만원어치를 구매해야 한다고 했더니 껄껄 웃더라”며 “가능하면 안 후보와 이번주 이태원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후보 측은 “제안을 받긴 했는데, 일정이 맞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단 완곡하게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천 후보는 최근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안 후보는 전날 2차 TV토론의 주도권 토론 시간에 “호남에서 원외 당협위원장을 하는 의도를 높이 산다”며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 후보를 치켜세웠다. 천 후보가 토론회장을 떠나며 “덕담 감사하다”고 화답하자, 안 후보는 활짝 웃으며 “이제 한 팀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지지층이 상당히 겹치는 두 후보가 결선투표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 행보를 펴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선 김 후보가 상당히 앞서가는 반면 안 후보와 천 후보는 중도·비윤계 표심을 양분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두 후보로선 1차 투표에서 김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는 게 당면한 과제다. 비윤계에선 “사전에 전략적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결선에 진출하는 사람이 누구든 역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두 후보는 이날도 김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안 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 “혼자 설 수 없어서 많이 기대온, 빚이 많은 후보는 공정할 수 없다”며 “안철수와 김기현 중 내리꽂는 공천을 막을 사람이 누구냐”고 했다. 천 후보는 라디오에 출연해 김 후보의 지지율 흐름과 관련, “어렵사리 장제원 의원과 대통령실에서 쌓아놓은 모래성 위를 황교안, 천하람, 안철수가 밟고 지나가는 형국”이라고 표현했다.
고재연/맹진규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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