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가 이번주 이탈리아 매장에서 올리브유 음료 3종을 판매한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전했다. 올리브유의 맛이나 향을 가미한 게 아닌 진짜로 기름 한 스푼을 넣어 총 열량을 훌쩍 높인다. 보기만해도 컵 안에 기름기가 가득한 커피, 호불호가 갈릴 만한 이 음료에 대한 아이디어는 하워드 슐츠 CEO가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가 이탈리아 매장에 내놓는 올리브유 음료 3종 메뉴 이름에는 스타벅스의 새로운 라인을 뜻하는 단어 ‘올레아토’가 붙는다. 귀리우유와 올리브유가 들어간 ‘올레아토 라떼’, 귀리우유와 헤이즐넛 향에 올리브유가 들어간 ‘올레아토 아이스 쉐이크 에스프레소’, 달콤한 우유거품을 얹고 올리브유가 풍성하게 들어간 ‘올레아토 골든 폼 콜드브루’다. 올 봄에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도 런칭될 예정이며 올해 안에 영국·중동·일본 등 다른 시장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계절에 따라 한정판 제품을 내놓거나 귀리우유와 같은 새로운 재료들을 접목해 메뉴를 조정하는데 브래디 브루어 스타벅스 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이번 신메뉴 출시는 이전보다 훨씬 큰 규모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십년 동안 해왔던 런칭 중 가장 큰 규모로 맛이나 제품을 넘어선 하나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올리브유를 사용해 일부 음료에 커스터마이징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익히 알려져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신메뉴를 궁금해하고 먹어보길 희망할 것이라고 스타벅스는 기대하고 있다. 사실 커피에 우유나 크림 등 지방을 첨가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버터를 넣은 커피는 ‘방탄 커피’라 불리며 한때 유행했던 레시피다. 소비자들이 올리브유 커피를 크게 요구하지 않았는데 스타벅스는 갑자기 왜 이 메뉴를 내놨을까? 답은 하워드 슐츠 CEO다.
지난해 슐츠 CEO는 이탈리아 시칠리아로 여행을 갔다가 올리브유 생산자 토마소 아사로를 만나 매일 올리브유를 한스푼씩 먹는 습관을 알게됐다. 슐츠 CEO도 올리브유를 즐기게 되면서 일상 속 커피와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슐츠 CEO는 아사로에게 “내가 미친 사람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스타벅스 커피에 올리브유 한스푼을 넣는건 어떨까”하고 묻기도 했다. 슐츠 CEO는 미국 시애틀에 있는 본사에 올리브유 커피를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라고 지시했고 개발된 12종의 음료 중 3개가 최종 메뉴로 결정됐다.
한편 스타벅스 올리브유 커피를 직접 먹어본 CNN 기자에 따르면 처음 한 모금은 부드럽고 달콤했지만 몇 모금 마시고 나서는 과하다는 평가다. 음료를 마신후 한동안 입술에 기름기가 묻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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