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콘텐츠·엔터테인먼트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국내외 전략 담당 리더십을 대거 개편하는 분위기다. 최근 조(兆) 단위 투자 유치, 해외 사업 본격 확대, 기업공개(IPO),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가능성 등 굵직한 사안을 여럿 두고 있어 경영 전략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최근 김선중 전략팀장을 국내와 글로벌 스토리부문 사업 전략을 총괄하는 새 전략실장으로 임명했다. 전략실장은 카카오엔터의 최고전략책임자(CSO) 역할을 하는 주요 임원이다.
이는 그간 국내 사업 전략을 주로 담당한 차상훈 카카오엔터 전 CSO가 이달부로 카카오엔터를 떠난 영향이다. 차 전 CSO는 2010년부터 카카오페이지 전신 ‘포도트리’에서 일해온 카카오엔터 ‘OB’다. 최근까지 카카오엔터의 국내 스토리부문 신사업을 담당하다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전 CSO는 두나무와 하이브의 북미 합작법인 ‘레벨스’의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겼다. 레벨스는 하이브 소속 연예인 등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사업을 벌인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주요 경영진 개편을 겪고 있다. 지난달엔 김창원 글로벌CSO가 퇴사했다. 김 전 글로벌CSO는 카카오엔터가 2021년 약 6000억원에 인수한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의 창업자로 타파스 공동대표를 맡았다. 김 전 글로벌CSO 퇴사 이후 타파스는 박종철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됐다. 작년 말엔 타파스와 비슷한 시기 카카오엔터가 인수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의 이승윤 창업자도 자리를 떠났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국내외 스토리부문 전략을 김 전략실장이 총괄하고, 박 대표는 글로벌 사업을 좀 더 세밀하게 보는 구조로 재편했다”며 “국내와 글로벌 사업 모두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인적 쇄신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약 1조5000억원대 투자금을 유치했다. 국내 콘텐츠 기업으로선 역대 최대 규모다. ‘실탄’을 쌓은 만큼 새로운 성장 전략을 가동해야 한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상장도 검토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모회사 카카오가 추진 중인 SM엔터 인수 주체도 카카오엔터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등 당분간 큰 변화를 여럿 겪을 수 있어 성장 전략 담당 경영진을 새롭게 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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