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항공편이 확대되면서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원도심권의 비즈니스호텔은 외국인 증가세에 힘입어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관광객 증가에 따라 원도심권의 상권이 연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22일 부산롯데호텔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 이후 주말 객실 만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650개 객실 중 스위트(50실)와 비즈니스 층 프리미어(60실)를 제외한 모든 객실의 주말 예약이 꽉 찬 상태다. 이 중 외국인 비율은 40%로, 설 연휴 후 예약률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내국인 중심으로 간혹 주말 만실이 있긴 했지만 최근처럼 연이어 객실이 꽉 찬 적은 없었다”며 “코로나19 기간 해운대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관광객 위주의 시장이 점차 외국인 중심의 원도심권 관광으로 옮겨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롯데호텔의 3월 예약도 이미 가득 찼다.
중구와 동구, 부산진구 등 비즈니스호텔의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코로나19 전 외국인 비중이 60~80%에 달하던 원도심권의 비즈니스호텔은 영업 재개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부산진구에 있는 234실 규모의 부산비즈니스호텔은 비수기임에도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두 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외국인 관광객 점유율은 30%로 높아졌으며, 연내 영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복만 부산비즈니스호텔 총지배인은 “외국인 관광객은 원도심권에서 숙박하며 해운대와 기장을 잠시 둘러보는 형태로 관광한다”며 “비즈니스호텔 영업이 확대되면 원도심권 중심으로 상권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동남아 중심으로 항공편이 확대되는 것에 주목하고 인센티브 관광 등 외국인 관광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시와 부산관광공사는 지난 17일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해 B2B(기업 간 거래) 관광 설명회를 연 결과 기업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 1000명과 크루즈 관광객 1500명을 유치했다. 대만 페인트상업공업회, 해운 관련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이 연내 이뤄지며, 여름에는 대규모 크루즈를 타고 관광객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또 대만 대형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 방문 세일즈 콜로 부산 관광상품 개발과 공동 프로모션 등 교류 확대를 이끌었다.
올해 20만 명이 넘는 말레이시아 관광객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 국적 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엑스가 이달 쿠알라룸푸르와 부산 직항 노선을 개설했기 때문이다. 3년 만의 노선 재개로 관광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부산시는 이번 직항 노선으로 올해 20만 명의 말레이시아 관광객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방탄소년단(BTS) 부산 콘서트를 기점으로 매월 7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부산을 찾고 있다”며 “대만을 비롯해 태국, 말레이시아 등 주요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인센티브 관광객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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