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 캠프의 윤영희 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이태원 상권 회복에 함께하자는 천하람 후보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전당대회 와중에 특정 후보끼리만 모여 이벤트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억지스럽다”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전날 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 이태원을 찾아 상권 회복 등 여러 고민을 하려 한다”며 “안 후보에게 함께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혔다.
안 후보 측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의식해 천 후보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일화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고 주장하는 안 후보 입장에서 비윤으로 분류되는 천 후보와 손잡는 것은 부담된다는 것이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천 후보의 지지율도 부담이다.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폴리뉴스 의뢰로 21~22일 국민의힘 책임당원 50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후보가 42.7%를 기록한 가운데 천 후보가 22.8%로 안 후보(17.9%)를 앞지르고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원 대상 조사에서 천 후보가 안 후보를 누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변인은 “천 후보는 홀로 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먼저”라며 “험지에서 지역 활동을 하는 정의롭고 참신한 천 후보의 대안 제시 능력과 비전이 궁금하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이에 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제안에 동참하지 않으셔서 아쉽다”고 했다.
양측이 신경전을 펼치면서 선두인 김 후보에게 맞선 ‘안·천 연대’ 실현 가능성은 아직 작다. 천 후보는 이날 KBC 라디오에서 “결선투표가 있는 상황에서 연대라는 것은 의미가 없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관계인 것”이라며 “개별 이슈가 있을 때 전략적 제휴를 한두 번 하는 것이지 어떤 연대를 하겠다는 것은 과한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결선 투표 이후에는 얼마든지 연대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준석 전 대표도 YTN 라디오에서 “(안 후보와 천 후보는) 서로가 서로를 포섭의 대상으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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