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사진기자였던 그는 1990년대 초 일본 오키나와에서 고래를 한 번 촬영한 뒤 심장이 두근거렸다. 작가는 고래 찍는 일을 일생의 작업으로 정하고 남태평양 통가 앞바다로 떠났다. 매년 남극의 혹등고래들이 새끼를 낳기 위해 모이는 곳이었다.
혹등고래는 민감한 동물이라 공기통 없이 맨몸으로 물에 들어가야 했다. 숨을 참을 수 있는 1~2분 동안 작가는 고래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담아나갔다. 고래가 수면으로 치솟아 오르거나 바닷속에서 유영하는 모습 등 그가 찍은 사진들은 자연과 생명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한다. 작가는 고래를 찍은 지 30년이 되는 해를 맞아 올해 초 경기 남양주에 ‘장남원갤러리’를 열고 작품들을 상설 전시하기 시작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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