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로부터 학대 피해를 호소한 제자의 보호자를 자처한 교사가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2부(김혜선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광주의 한 학교 교사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제자 B양이 어머니로부터 학대당했다는 말을 듣고 직접 경찰에 신고한 뒤, 어머니와 함께 살 수 없게 된 B양에게 관사에서 함께 지내자고 제안했다.
2021년 11월 말부터 B양과 함께 살기 시작한 A씨는 자신을 의지하며 상담한 B양에게 "밖에서 위험하게 성 경험을 하는 것보다 집에서 안전하게 했으면 좋겠다"면서 비상식적인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B양은 "하지 말라"고 밀치거나 "이러면 성폭행범"이라고 거부했지만 소용없었다. 겨울방학이 되면서 A씨 범행은 더 심해졌고 결국 B양이 학교 측에 괴로움을 토로하면서 A씨에게서 벗어나게 됐다.
학교 측은 A씨를 경찰에 신고하고, 퇴사 조치했다.
검찰은 A씨가 B양과 함께 살기 시작한 직후인 2021년 11월 말부터 지난해 1월 초까지 한 달 반 동안 11차례 범행했다고 보고, A씨를 기소했다.
A씨는 재판 내내 B양과 어떤 성적 접촉도 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질병으로 인해 B양이 주장하는 범행을 실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질병 등 중요 부분에서 A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반면 피해자 진술은 일관되고 상세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의 학교 학생이자 사실상 보호하던 피해자를 성적으로 학대해 죄책이 무겁다.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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