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조만간 ‘모델2’로 예상되는 저가형 전기차 생산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져 소형 전기차 싸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노사 간 고용안정위원회에서 공장별 신차 생산 시기를 합의했다. 눈에 띄는 차량은 경기 광명공장에서 내년부터 양산하는 소형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SV’(프로젝트명)와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T’(프로젝트명)다. SV와 CT는 각각 전용 전기차인 EV3와 EV4로 알려졌다. 현재 양산 중인 EV6는 준중형, 상반기 생산되는 EV9은 대형인데 여기에 소형과 준중형 신차가 더 추가되는 것이다. EV4는 EV6와 같은 세그먼트지만, 크기는 더 작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도 아이오닉 5(준중형 SUV), 아이오닉 6(중형 세단), 아이오닉 7(대형 SUV)까지만 공개한 터라 이후엔 낮은 차급의 전기차를 개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또 광주글로벌모터스(GGM)를 통해 경형 SUV인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을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현재 친환경차 중에서 수요가 가장 큰 하이브리드 신차 생산도 확대한다. 기아는 올 하반기 경기 광명공장에서 미니 밴인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처음으로 제조하기로 했다. 화성공장에서는 올해 쏘렌토·K5(하이브리드 포함) 부분변경 모델을, 내년엔 K8(하이브리드 포함)·EV6 부분변경 및 픽업트럭 신차를 생산한다. 광주공장에서는 스포티지(하이브리드 포함) 부분변경을 내년에 제작하고, 중국 시장용 전기 SUV(프로젝트명 OV)를 2025년 양산한다.
완성차업계에선 전기차 전쟁의 다음 전장을 소형 및 준중형 시장으로 보고 있다. 지금 판매되는 르노 조에, 제너럴모터스(GM) 볼트 EV 등 소형 전기차들은 2019년 이전에 개발된 모델이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반면 가격은 4000만원대에 달한다. 동급 내연기관차가 3000만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비싼 편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보다 가격은 낮추고 상품성을 높인 소형 전기차를 통해 시장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수요 둔화 시기가 다시 찾아왔을 때 이들 차량은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 대상으로 판매량을 확대하기에도 좋다.
‘가성비 전기차’에 대한 글로벌 수요도 커지고 있다. 유럽, 일본에서는 소형부터 중형 승용차 시장이 큰 터라 전기차도 같은 차급이 상대적으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도, 동남아 시장에선 비싼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적어 이 같은 전기차에 목말라 있다.
김형규/김일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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