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들' 결집?…떨어지던 민주당 지지율 돌연 상승한 이유 [신현보의 딥데이터]

입력 2023-02-25 16:11   수정 2023-02-25 16:12


최근 민생과 경제 문제에 집중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율은 3주째 동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4%포인트 올라 여야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오는 2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이 다가오면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당 안팎에서 거론됐으나, 당 지도부가 '압도적 부결'을 외치며 내부 결속을 다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핵심 지지층인 호남권이 결집하고 있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이를 지켜보던 무당층이 민주당 쪽으로 향하는 분위기도 포착됐다.
野 한주 만에 4%P↑…광주·전라서 12%P 급등

2월 4주차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2주째 올라 37%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2주째 내려 56%였다.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움직이기도 하는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은 3주째 같은 37%를 기록했다. 지난주까지 2주째 하락세를 보이던 민주당은 한주 만에 4%포인트가 올라 34%를 보이며 국민의힘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호남의 민주당 지지율 급상승이 두드러졌다. 광주·전라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2%포인트나 급등했다. 이 대표의 국회 체포 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 혹은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열성 지지자들이 결집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현재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22일 정청래 최고위원은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분열 공작, 갈라치기 함정에 빠지지 않겠다"며 "압도적 다수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것"이라고 강조하며 단일 대오 태세를 갖췄다. 21일 의원 총회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인 설훈, 전재수 의원 등까지 공개적으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외치기도 했다.
與전당대회 경쟁 과열에 무당층 野로

그간 이벤트를 거친 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를 누리는가 했던 국민의힘의 3.8 전당대회는 더는 효능이 없었다.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진 않았으나, 그간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고 지켜보던 무당층을 일부 민주당에게 뺏겼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중심으로 안철수, 황교안, 천하람 등 당권주자들 간 신경전이 경쟁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악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 지난주까지 2주째 30%에 가까웠던 무당층(無黨層)은 이번주 4%포인트 떨어졌는데, 이를 그대로 민주당이 흡수했다. 나아가 자신의 정치 성향이 중도라는 응답자의 정당 지지도는 지난주 29% 대 23%로 국민의힘이 앞섰으나, 이번주에는 37% 대 25%로 민주당이 12%포인트 차이로 추월했다. 한주 만에 중도층 지지율이 국민의힘은 4%포인트 빠지고 민주당은 14%포인트가 늘어난 셈이다.

김 후보는 자신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반박에 나서고 있으나 좀처럼 잡음은 줄지 않고 있다. 김 후보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허위사실을 계속 유포하거나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부득이 법적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까지 했다.

김 후보는 정계 입문 전인 지난 1998년 울산시 울주군에 11만5000㎡ 규모의 임야를 샀는데, 이후 근처에 KTX 울산역이 생기면서 땅값이 폭등했고 김 후보가 이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게 의혹의 골자다.

그는 24일에는 서울 시·구 의원 지지 선언 기자회견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허무맹랑한 궤변을 갖고 계속 당내에서 분란을 일으키기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의 의혹을 공략하고 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24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의 울산 땅 투기 관련 의혹이 증폭되고 있어 긴급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밝히기로 했다"고 전했다. 단장은 김 후보와 '악연'으로 손꼽히는 황운하 의원이 맡기로 했다.

황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의혹 중엔 전 울산시장인 김 후보 관련 하명 수사 내용이 있다. 김 후보는 울산시장 시절인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당시 여권 인사인 송철호 시장 후보의 당선을 위해 자신에 대한 표적 수사를 하명했다며 당시 경찰청장이던 황 의원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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