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한 결과 생명보험사들이 종신보험 판매 과정에서 설명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작년 9~12월 동안 17개 생보사를 대상으로 종신보험 판매 관련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한 결과 2개사는 ‘보통’, 나머지 15개사는 ‘저조’ 등급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미스터리 쇼핑이란 외부전문업체 조사원이 고객을 가장해 점포를 방문한 뒤 판매절차 등을 점검하는 절차다. 우수와 양호, 보통, 미흡, 저조 등급으로 평가된다.
최근 10년 이하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민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8.4%에 불과하던 전체 종신보험에서 단기납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상반기 41.9%로 훌쩍 뛰었다. 금감원에 접수된 불완전판매 민원 중 종신보험 비중은 2021년 상반기 47.8%에서 지난해 하반기 55.2%로 상승했다.
특히 민원 유발소지가 큰 해약환급금이나 보험금 지급 제한사유 등에 대한 설명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저해지 상품을 권유할 땐 표준형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중도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다는 점을 설명해야 하지만, 일부 내용을 누락하는 게 대표적이다.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칠 때 등 보험금 지급제한 사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에 종신보험 가입시 주요 소비자 유의사항들을 안내했다. 먼저 종신보험은 유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한 보장성 보험으로 저축성보험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 납입기간이 5~10년으로 상대적으로 짧고 단기간에 해지환급률 100%에 도달할 수 있지만, 단기납이 아닌 동일한 보장내용의 종신보험에 비해선 보험료가 비싸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체증형 종신보험은 향후 수령할 수 있는 사망보험금이 증가하는 만큼,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도 늘어나고 중도해지 시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 일정기간 사망보장을 받으려 한다면 종신보험 대신 정기보험 가입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금감원 측은 “상담단계에서부터 보험사의 설명의무 사항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요청해 듣고 이해한 후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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