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미래학자 오쿠 신야는 자신의 책을 통해 초고령화 사회에서 죽음의 진정한 의미를 말하려고 한다. 현대의학이 앞으로 더 많은 질병을 극복하면 인류가 120세 이상 장수하게 된다는 사실은 자명해 보인다. 하지만 수명은 늘어나더라도 신체가 노화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죽지 않는 것’은 ‘불로불사’가 아니다. 인간의 장기가 제대로 작동하는 시간은 대략 50년이라고 한다. 일본 여성의 월경이 끝나는 나이가 약 50세라고 한다. 인간의 생식 능력이 50세 전후로 쇠퇴함을 뜻한다. 인생이 길어지면 병에 걸리는 횟수도 늘어날 것이다. 오래 살수록 의료비가 더 든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저자는 이제 ‘죽음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초장수 시대에 죽음은 더 이상 예측 불가능한 존재가 아니다. 이제 노년 생활의 양이 아니라 질을 고민해야 한다. 그는 “병들었지만 죽음에 이르지 않는 시간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며 20가지의 현실적인 질문을 통해 노후를 고찰한다. △몇 살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때의 가족은 누구와 누구로 이뤄질까 △자산은 어떻게 모으고 사용할 것인가 △어떤 형태의 죽음을 어떻게 인생에 도입하겠는가 등이다. 물론 말처럼 쉽게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저자는 강조한다. “나의 마지막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만 삶을 최대한 누릴 수 있습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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