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그림, 클래식 악기를 그리다>는 악기를 소리를 내는 물체로서가 아니라 유럽의 사회와 문화, 경제를 풀어내는 주인공으로 다룬 인문 교양서다.
흔히 클래식 음악 하면 세기를 뛰어넘는 명작이나 화려한 무대 위에서 빠른 손놀림을 구사하는 연주자의 모습을 떠올린다. 유명 작곡가의 생애도 관심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부분은 개의치 않는다.
피아노 바이올린 팀파니 류트 플루트 하프 등 여섯 가지 클래식 악기로 옛날이야기를 전한다. 악기 제작과 개량의 역사, 특정 사건에서의 악기의 역할, 악기를 통해 바라본 사회상 등에 집중한다. 당대 악기 모습이 담긴 50여 점의 회화를 볼거리로 제공한다.
그간 잘 다뤄지지 않았던 악기를 주축으로 풍부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어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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