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거치며 빚 27% 급증"…고단한 美 30대 밀레니얼

입력 2023-02-26 11:55   수정 2023-02-2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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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0대 밀레니얼 세대의 채무가 3년 만에 30% 가까이 늘어나며 세대 사이 부의 격차가 심화한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 연방준비은행 자료를 인용해 미국 30대의 채무가 작년 말 기준 3조8000억달러(약 5008조원)로 3년 전인 2019년 말보다 27% 늘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기간 부채 증가 폭은 모든 가운데 가장 컸다.

WSJ은 미국 30대의 급격한 부채 증가가 세대 간 부의 격차를 더 벌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불경기 때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연봉 등에서 불리한 ‘시작’을 했다. WSJ은 이 세대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경험하면서 투자나 창업 등에 보수적인 태도를 갖고 있고, 이 때문에 자산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빚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교육·양육비 부담 증가가 꼽힌다. 팬데믹 동안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자녀가 있는 가정은 양육비 추가 지출이 불가피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지출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가격 상승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 1월 기준 미국 기존 주택 가격은 평균 35만9000달러로 3년 동안 9만달러 이상 올랐다. 특히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목하는,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지역의 상승 폭이 더 가팔랐다.

벌써 밀레니얼 세대의 신용 위기 조짐이 보인다. 신용정보 제공업체인 밴티지스코어 솔루션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지난 1월 평균 신용카드 잔액은 3년 전보다 26% 늘었다. 역시 다른 세대들보다 증가 폭이 크다. 실비오 타바레스 밴티지스코어 최고경영자(CEO)는 “젊은 세대의 소득 증가 폭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활비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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