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평양시 서포지구 새거리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 그동안 주애는 군 관련 행사 등에 주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 경제·민생현장까지 김정은과 동행하면서 주애의 '후계자설'이 다시 떠올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지난 25일 열린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26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착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발파 단추를 직접 눌렀다. 이날 공개된 사진 속에는 김주애가 삽을 뜨는 모습도 담겼다.
북한 수도 평양의 새 거리 건설은 작년 말 개최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올해 중요 건설과제로 제시하고 청년들에게 맡긴 임무다. 김정은은 이번 착공식 연설에서 "2023년도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 건설과 별도로 수도 평양의 북쪽 관문구역에 4000여세대 살림집을 일떠세워 옹근(온전히 다 있는) 하나의 특색 있는 거리를 형성하는 중요한 대상 건설을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과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에 통째로 맡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은 "이 거리 완공이 갖는 의의도 크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온 10여만 청년대군이 건설과정을 통해 혁명적으로 단련되고 성장한다는 의의가 더 크고 귀중하다"고 부연했다.
김주애가 북한 매체를 통해 모습을 보인 건 이번 일곱 번째다. 김주애는 그동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 건군절 기념 열병식 등 주로 군 관련 행사에 부친인 김정은과 함께 참석했지만 이번 착공식을 통해 민생·경제 분야 현장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이른바 '후계자설'을 재차 거론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이 여러 자식 중 김주애를 가장 사랑한다면 주애가 그 후계자가 되는 건 당연하다"며 "주애의 활동은 앞으로 외교·문화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주애가 북한 미래세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상징적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건설을 주도하는 주체가 '청년세대'인만큼 김주애를 미래세대 상징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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