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암호화폐 충격과 투자자 손실’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투자자의 수익률 중간값이 -47.8%라고 밝혔다. 투자 앱을 다운로드한 후 입금한 900달러 중 431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BIS는 세계 95개국에서 2015년 8월부터 2022년 12월 중순까지의 데이터를 모아 이같이 분석했다. 테라·루나 사태 때 세계 투자자들은 4500억달러, FTX 파산 여파로 2000억달러의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손실률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브라질 인도 태국 튀르키예 등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 이상일 때 매수한 투자자 비중이 80%를 넘겼다. 투자자의 80%는 손실을 보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도 50~60%로 손실이 많은 편에 속했다. 반면 일본은 10~50%에 불과해 세계 국가 중에서 가장 양호한 수익 비중을 보였다.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급락 직전에 던진 비트코인을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 사태 직후 비트코인을 팔아 손실을 줄였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손실을 키웠다.
BIS는 두 차례의 폭락 사태에도 주가, 금융시장과 암호화폐의 상관관계는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했다. 테라·루나 사태 당시 인구 10만 명당 하루평균 암호화폐 앱 액티브 유저 수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국가별 현지통화가격지수는 상관관계가 0에 가까웠다. BIS는 “암호화폐가 실물경제 및 전통 금융시장과 연동되면 암호화폐 충격의 영향은 훨씬 커질 것”이라며 “암호화폐를 격리하면서 리스크가 전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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