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문기 몰라" 허위 의혹 법정 선다

입력 2023-02-26 18:08   수정 2023-02-27 00:4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음달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다. 재판에서 다툴 혐의는 경기 성남시 대장·백현동 개발비리 사건과 관련한 허위발언이지만, 이 대표가 이 사건에 관여했느냐를 두고 또 한번 격렬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면 위례·대장동, 성남FC 후원금 사건으로 구속될 수도 있다.

검찰은 이 사건들과 함께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불법 대북송금, 변호사비 대납 등 이 대표 연루 의혹이 있는 다른 사건의 수사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체포동의안 통과 여부에 관계없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갈수록 증폭될 전망이다.
법정에서도 대장·백현동 진실 공방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다음달 3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죄를 다투는 첫 번째 공판을 연다. 정식 공판엔 반드시 피고인이 출석해야 하는 만큼 이 대표가 법정에 나와 검찰 측과 진실 공방을 벌여야 한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성남시장 재직 시절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처장은 이 대표의 발언 하루 전인 12월 21일 공사 사무실에서 숨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전 차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대면 보고를 받고 해외 출장도 함께 다녀온 사실 등을 앞세워 지난해 9월 이 대표를 기소했다.

이 대표는 2021년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를 변경해주는 등 아시아디벨로퍼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두고 거짓말을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이 대표는 “국토교통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도 했다. 검찰은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하거나 강요한 일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이 동시다발적 수사로 이 대표를 압박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번 공판에서 검찰과 이 대표 간 치열한 법리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16일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7일엔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 정모 전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의 주거지 등 40여 곳을 압수수색하면서 백현동 사건도 대대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했다.
불붙는 대북송금 수사
검찰의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수원지방검찰청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지난 23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자택에 수사인력을 보내 대북송금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내부가 텅 빈 금고도 발견됐다. 수사팀은 이 안에 있던 물품들이 다른 장소로 옮겨졌다고 판단하고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북한에 800만달러를 보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그가 “북측에 보낸 돈 중 300만달러는 이 대표의 방북, 500만달러는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 비용”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대표의 개입 의혹이 증폭된 상황이다.

수사팀은 이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또 한 번 소환해 대북 송금사건에 관여했는지와 이 대표의 개입 여부 등을 추궁했다. 이 전 부지사가 대북 송금사건 피의자로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검찰은 지난 22일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 이 전 부지사가 대표로 있던 킨텍스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23일엔 이 전 부지사의 자택과 구치소 방도 강제수사했다.

정자동 특혜 의혹의 경우엔 성남FC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가 최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연구용역업체 피엠지플랜의 대표 황모씨가 차병원의 성남FC 후원금 납부에도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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