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주류업계 소주값 인상 움직임과 관련해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주정, 병 등 원재료 가격과 제품 제조에 사용하는 에너지 가격 등의 상승폭이 소주값 인상으로까지 이어져야 할 수준인지 따져본다는 게 관계당국의 방침이다. 더 나아가 주류업계 수익 및 독과점 구조 등을 뜯어볼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소주회사는 지난해 2월 출고가를 7%대 올린 만큼 아직 가격 인상 방침을 세우지 않았다. 하지만 주정의 원료인 타피오카 가격이 매년 상승하고 있는 데다 이달 들어 소주병 가격이 20%가량 올라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이익 구조까지 살펴보겠다”며 초강력 제동을 걸고 나선 만큼 주류회사들은 당분간 수익성 훼손을 감내하면서 출고가 인상을 억제할 것이란 게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정부가 소주값 인상 저지에 전력투구하는 모양새지만 현장에선 이미 소주값 6000원 시대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음식점 및 주점에서 팔리는 소주는 서울 청담, 압구정 등 강남 상권에선 병(360mL)당 7000원, 직장인이 많이 모이는 도심 주요 상권에선 6000원에 속속 진입하는 추세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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