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생명 구한 소백이 쓸쓸한 죽음…"구조 은퇴견 지원, 필요해"

입력 2023-02-27 10:39   수정 2023-02-27 10:40



'동물농장'이 구조견 소백이의 죽음이 조명하면서 구조견으로 활동하다 은퇴한 견공 지원에 화두를 던졌다.

26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에서는 인명 구조에 뛰어난 활약을 했었던 구조견 소백이가 은퇴 후 입양 간지 12일 만에 예기치 않은 병으로 세상을 떠난 사연이 소개됐다.

제작진은 9년 동안 구조견으로 활약한 후 은퇴하는 소백이를 위해 중앙 119구조본부에서 진행된 은퇴식을 찾았다. 소백이는 은퇴를 코앞에 두고도 휴식이라고는 1도 모르고 핸들러와의 훈련을 기다렸다. 소백이는 신입 훈련견들의 서투른 훈련 과정에서 위풍당당하게 나서 최고의 실력을 선보였다. 아무리 험한 환경에서라도 1분은커녕 십 여초 만에 부상자를 찾아내는 신들린 실력 앞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소백이는 지난 9년 동안 2022년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실종된 6명의 매몰자 중 4명을 찾아내는 등 223건의 재난 현장에 출동해 13명의 생명을 구해낸, 노련한 수색 능력을 인정받은 자타 공인 최고의 인명구조견이다.

하지만 소백이도 나이가 들었고, 남은 견생을 위해 은퇴가 결정되었다. 8년 동안 구조견과 핸들러로 만나 수많은 현장에서 최고의 호흡을 맞춰 온 김성환 반장과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까지 다녀온 후 소백이와 함께 구조견으로 활동했던 세빈이 입양자에게 입양되었다. 동기와 함께 있게 된 만큼 남은 견생은 행복만이 있을 거라 모두가 믿었지만, 소백이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다.

소백이는 다발성 림프종 5기 판정을 받았다. 림프종은 개에게는 흔히 나타나는 질병이지만 증세가 뚜렷하지 않아 늦게 발견하는 게 일반적이고, 치료 역시 예후가 좋지 않다는게 수의사의 설명이었다. 소백이가 아프다는 말에 한걸음에 달려간 김성환 씨는 소백이를 다시 인계받아 정밀 검사와 처치를 받았으나 이미 심각했던 상황은 호전되지 못하고 사흘 뒤, 호흡곤란을 겪던 소백이는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소백이는 은퇴 전 진행된 건강 검진에서도 기침 증상에 대해서는 기도 염증 진단을 받았을 뿐이었다. 김성환 씨는 마지막까지 소백이의 곁을 지켰다. 수많은 위험한 현장에서 사람을 위해서 헌신하고 구하고 지켜냈던 소백이의 모습을 지켜보는 스튜디오의 MC들은 물론 성우도 울먹였다.

최근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도 '붕대 투혼'을 발휘한 한국 구조견이 주목을 받았다.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 투입된 4마리의 구조견들은 생존자 8명과 시신 18구를 찾았다. 그러나 구조견들에 대한 지원도 은퇴견들의 대한 대우도 그리 넉넉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생을 사람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는 구조견이다. 지금도 전국에는 35마리의 119구조견들이 생전 소백이처럼 현장에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 한다. 제작진은 "구조견과 은퇴견에 대한 지원이 지금보다는 나아져야 하지 않겠냐"고 화두를 던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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