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크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내셔널 챔피언코스(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를 적어냈다. 동타를 기록한 에릭 콜(34·미국)과 연장전에 들어간 그는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낚아채 우승했다. 2015년 5월 크라운 플라자 인비테이셔널 이후 약 8년 만에 거둔 투어 다섯 번째 우승이다. 우승상금은 151만2000달러(약 19억8000만원).
커크는 이날 50㎝ 때문에 울고 웃었다. 처음엔 이 거리를 극복하지 못해 다잡은 우승컵을 놓칠 뻔했다. 마지막 18번홀을 남겨두고 15언더파 단독 선두를 달리던 그는 파만 잡아도 우승이었다. 그런데 홀까지 253야드 지점에서 친 두 번째 샷이 살짝 열려 맞았다. 미스샷에도 충분히 그린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커크의 기대와 달리 공은 그린 주변 러프 바로 앞에 있는 바위를 맞고 높이 떠오른 뒤 물에 빠졌다. 50㎝만 길었어도 충분히 ‘투온’이 가능한 상황이었기에 커크는 아쉬움에 머리를 감싸쥐었다. 보기를 적어낸 그는 연장전에 끌려갔다.
연장전에선 50㎝가 행운의 숫자였다. 투 온을 노린 콜과 달리 커크는 끊어가는 샷을 선택했다. 그는 이번에는 109야드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에서 50㎝ 지나가게 쳤다. 이를 가볍게 집어넣으면서 2m 버디 퍼트를 놓친 콜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한국 선수 중에선 안병훈(32)이 최종합계 5언더파 275타 공동 21위를 기록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1972년부터 이 대회를 후원한 일본 자동차 회사 혼다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타이틀 스폰서를 내려놓는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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