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을 인간의 신체에 비유한다면 뇌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식재산은 인간의 사고력에 기초한 정신적 창작활동을 통해 얻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지식재산도 금융 지원이 부족하거나 사업화에 실패해 우리 실생활에 사용되지 못한다면 그 가치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금융은 마치 우리 신체의 혈액과 같고, 사업화는 뇌의 창의적 생각들이 손과 발, 입으로 전달돼 움직임, 말, 글로 현실화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지식재산에 공급되는 금융에도 분명 골든타임이 있을 것이고, 뇌의 명령에 따른 신경신호로 신체 각부가 움직이듯 사업화도 척척 이뤄져야 지식재산이 인류의 문명 발달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금융과 사업화는 지식재산 생태계를 이루는 핵심 플랫폼이라고 할 만하다.
우리 정부도 그동안 지식재산의 금융과 사업화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2019년 사상 최초로 ‘지식재산 금융 1조원 시대’를 맞았고, 2021년까지 그 규모가 총 6조원으로 성장했다. 콘텐츠 저작권 분야는 모태펀드 문화계정 기준으로 2021년까지 총 조성액이 2조6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제도권 금융의 기업 대출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700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한다면 지식재산에 대한 투자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기술사업화 관련 예산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중 기술사업화 관련 예산이 사업명 기준으로는 2.3%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부 R&D 예산이 30조원을 넘어가는 단계에서 기술사업화, 특히 지식재산의 사업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S&P500 기업의 무형자산이 총 자산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5년 17%에서 2020년에는 90%로 급증했다. 결국 무형자산 같은 지식이 바로 재산이 되는 시대에 금융을 원활히 공급하고 사업화를 촉진하는 것이 향후 지식 강국이 되는 요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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