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됐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남양유업이 자사주 매입 형태로 유통 주식의 절반을 공개매수하라고 주주 제안했다.
차파트너스는 다음달 남양유업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에 돌입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차파트너스는 남양유업 지분 3%(2만447주)를 보유한 주주라고 밝히고 △일반주주 주식 절반을 자기주식 형태로 공개매수 △일반주주 추천 감사(심혜섭 변호사) 선임 △정관 변경을 통한 5 대 1 액면분할 △주당 2만원 배당 등을 제안했다. 차파트너스는 2018년 맥쿼리인프라에 대한 주주행동주의를 성공시켜 보수 인하를 이끌어낸 차종현 대표가 설립한 운용사다.
핵심 안건은 공개매수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로 한 53%를 제외한 47%의 절반이 대상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82만원이다. 27일 종가(57만6000원)보다는 42% 높은 수준이다. 2021년 7월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 일가 지분 53%를 매입하기로 한 단가와 같다. 대주주로 인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 가운데 남양유업 소액주주도 오스템임플란트 SM엔터테인먼트 등과 똑같이 프리미엄을 주장할 권리가 있다는 게 차파트너스의 주장이다. 특이한 점은 남양유업이 자사주로 사들이라고 요구한 것이다. 차파트너스 관계자는 “홍 회장이 경영권 매각 계약을 철회하면서 분쟁이 발발했고 주가도 타격을 입었다”며 “남양유업이 책임을 지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공개매수 방식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앞서 대리점 갑질, 경쟁사 비방 댓글, 불가리스 파동 등의 사건을 겪었다. 대주주 일가 운영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대주주 사익 편취에 따른 독립성 결여도 수차례 지적돼왔다.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에 경영권 매각 계약을 맺었다가 이를 파기하기 위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1, 2심에서 모두 졌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