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바이오벤처 진메디신과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두 회사는 유방암 및 위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 항체에 진메디신이 개발한 항암바이러스를 붙이는 방식으로 항암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유방암, 위암 등의 암세포에 달라붙는 허쥬마 항체의 특성을 이용해 항암바이러스를 표적 암세포에 정확히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병원체를 직접 공격하는 항체를 약물전달 수단으로 쓴다는 의미다.
두 회사는 항암바이러스의 암세포 공격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암바이러스는 암세포 내에서 증식을 거듭해 암세포가 죽게 만든다. 하지만 암세포를 찾아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항암바이러스를 적으로 간주하고 몸속에 들어온 항암바이러스를 곧바로 없애버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항암바이러스는 암세포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만 쓰인다. 용법이 제한적이다 보니 세계적으로 허가받은 항암바이러스 제품은 암젠의 임리직 등 3종뿐이다.
진메디신의 항암바이러스는 표면이 나노물질로 코팅 처리돼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항체에 매단 항암바이러스가 암세포에 도달할 때까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셀트리온과 진메디신은 올해 세포 및 동물 실험 등 비임상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비임상에서 효과가 확인되면 글로벌 판권 계약을 할 방침이다.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는 “셀트리온이 보유한 여러 항암 항체에도 항암바이러스를 붙여 신약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다양한 방식의 항암 신약 개발 가능성을 열어두게 됐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에 이어 항암바이러스 플랫폼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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