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수십 명의 반란 표가 쏟아졌다. 압도적인 부결을 자신한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좁아질 전망이다.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어 출석 의원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20명(무효표 11명 포함)으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했다. 찬성이 반대보다 많았지만 의결 기준인 과반(149명)을 밑돌았다. 169명의 민주당 의원이 이날 표결에 전원 참석한 점을 감안하면 최대 37명이 찬성이나 기권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반대 170명 이상의 압도적 부결”을 자신한 조정식 사무총장 등 민주당 지도부의 전망이 크게 빗나간 결과다. 민형배·윤미향 의원 등 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까지 합하면 총 175명이 체포동의안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2월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동의안이 청구된 노웅래 의원(반대 161명)과 비교해도 23명의 이탈표가 더 나왔다.
표결에 앞서 이 대표는 검찰 수사에 대해 “목표물을 잡을 때까지 반복하는 사법 사냥”이라며 “의원 여러분이 정권을 향해 경고를 보내달라”고 촉구했지만 곤혹스러운 결과에 직면했다. 신병 구속은 피했지만 당 내홍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 대표는 당 대표 취임 후 6개월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정치권에서는 당 지지율 하락과 내년 총선 승리 불투명 등 위기를 느낀 비명계가 대거 이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에 심각한 균열이 확인된 만큼 분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백현동 개발사업 의혹,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이 대표의 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이 유력한 가운데 다음번에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유정/설지연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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