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급등세를 보인 귀금속 가격이 다시 하락세에 접어든 것은 최근 Fed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6.4%)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등 인플레이션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인덱스는 105포인트 선까지 올라섰다.
안전자산으로서 경쟁 관계에 있는 달러와 금 가격은 통상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금리가 상승할수록 안전자산인 귀금속의 선호는 후퇴하는 경향이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가치와 채권금리가 최근 반등하면서 단기적으로 귀금속 가격의 추가 조정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Fed의 긴축 강도가 다시 세지고 있지만 시장이 예상하는 마지막 금리 인상 시기는 오는 5~6월이다. Fed는 높은 금리 수준을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 시장에서는 연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날 것이란 예상이다.
황 연구원은 “지난해엔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연 4.5%까지 급등했지만 올해는 연 3~4% 구간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귀금속 가격 하락세도 완화될 것”이라며 “최근 가격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나는 반면 경기 둔화 우려는 잔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하반기 금값은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말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2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은 가격도 트로이온스당 3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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