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공개매수로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공개매수 마감일인 28일 SM엔터 주가가 하이브가 제시한 주당 12만원을 웃돌면서다. 확인되지 않은 기타법인이 이날에만 1339억원어치(108만7801주)를 사들이며 공개매수 무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 측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SM엔터 주가는 이날 전일보다 6.07% 오른 주당 12만76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12만원을 밑돌았지만 오전 9시 반께부터 기타법인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상승세를 탔다. 하이브는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공개매수로 SM엔터 주식을 최대 595만1826주(약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리 사들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지분 14.8%를 포함해 총 40% 지분을 확보한 뒤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시장에서는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일반주주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SM엔터 주가가 2월 15일 처음 12만원을 뚫은 뒤 10거래일 연속 12만원 위에서 거래됐기 때문이다. 기존에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도 마지막 날 주가를 보고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하이브의 ‘선공(先攻)’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SM엔터 인수전은 2차전에 돌입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 전 총괄이 카카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오는 대로 카카오가 별도의 공개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