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월 방글라데시에 준공한 반조립(CKD) 공장에서 투싼을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이 공장에서 인도 및 동남아 전략 SUV인 크레타를 CKD 방식으로 생산 중이며, 생산 차종을 늘려갈 계획이다. 경차 비중이 높은 현지 시장에서 크레타는 고급 SUV로 통한다. 일본 미쓰비시, 도요타, 혼다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시장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다.
CKD는 한국에서 수출한 부품을 현지에서 완성차로 제조하는 방식이고, SKD는 차체 조립과 도장까지 마친 상태에서 수출해 해외 공장에서 나머지 부품을 조립하는 식이다. 이 두 방법은 완성차를 수출할 때보다 관세가 저렴하다. KOTRA 다카무역관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완성차 수입 관세율은 배기량에 따라 127.7~442.6%지만, CKD와 SKD 관세율은 모두 89%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일부 제조한 아이오닉 5도 SKD 방식으로 인도 공장에 수출하고 있다.
현지 정부도 수입 대신 자국 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공장 건설을 선호하고 있다. 현대차도 CKD 공장을 지으면 투자 비용은 줄이면서 저렴한 현지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 공장은 연 3000대를 제조할 수 있으며 생산능력을 1만 대까지 키울 계획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의 완성차 공장(연 15만 대), 베트남(연 15만 대) 및 방글라데시의 CKD 공장 등 총 세 곳의 생산거점을 활용해 급성장하는 동남아 시장을 정조준한다. 방글라데시는 지난해 신차 판매량이 5만여 대로 수요가 크지 않지만 인구가 1억7000만 명에 달한다. 미얀마 등 인근 국가로 차를 수출하기에도 편하다.
김형규/김일규 기자 kh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