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월 법인 파산 신청은 105건, 법인 회생 신청은 84건이었다. 1월 한 달 만에 전국 기업 파산 신청이 100건을 넘어설 정도로 새해부터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상 처음으로 회생·파산의 데드크로스(연간 기준)가 올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회생·파산의 세부적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전국 파산 신청 기업이 회생 신청 기업을 넘어선 해는 지금까지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회생 신청 1722건, 파산 신청 931건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가 지난해 회생 신청 1047건, 파산 신청 1004건으로 격차가 43건으로 좁혀졌다. 이후 한 달 만인 올해 1월 파산 신청 기업 수가 회생 신청 기업을 앞지른 것이다.
현장에서도 회생보다 파산을 선택하는 기업이 급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정책자금 회수가 미뤄진 2021년까지는 회생과 파산에 나서는 기업이 동시에 줄었으나, 원금 상환 시기가 도래하고 고금리 기조가 좀체 풀리지 않자 회생 대신 기업을 청산하는 쪽으로 돌아서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얼어붙은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기업은 물론 개인까지 한계 상황에 내몰려 ‘도미노 파산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동욱 법률사무소서울 변호사는 “과거에는 회사 상황이 어려워도 회생을 생각하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다”며 “최근에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스타트업뿐 아니라 20년 이상 중소기업을 운영한 50~60대 소유주도 ‘파산하겠다’며 찾아온다”고 말했다.
오현아/최진석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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