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개딸'로 일컬어지는 자신의 강성 지지층에게 체포동의안의 '이탈표 색출 작업'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선 안 된다"며 이 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의원들 개인의 표결 결과를 예단해 명단을 만들어 공격하는 등의 행위는 당의 단합에 도움 되지 않는다,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은 중단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당직자들을 향해서도 "이 부분을 유념해 의원 및 당원들과 소통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이 대표는) 당 의원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경청하면서 당을 걱정하는 마음에 대해 활짝 귀를 열고 더 많은 논의를 나눌 생각"이라며 "원내대표와 함께 필요하면 일정을 잡고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도는 불화를 잠재우기 위해 이 대표가 먼저 의지를 보이겠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은 체포동의안에 찬성 혹은 기권표를 던진 의원들의 색출에 나선 상황이다. 이날 이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등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부결표를 던지지 않았다고 추정되는 의원들의 명단이 공유됐다. 명단에는 김종민·설훈·박용진·조응천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이에 명단에 오른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SNS에 부결표를 던졌다는 해명 글을 올리는 일도 벌어졌다.
당에서도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살생부' 작성 등에 대해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촉구했다.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SNS를 통해 "30~40명 살생부 의원 명단을 만들면 이재명 대표를 옹호했던 의원들마저 등을 보일 수 있다"며 "대표의 메시지에 힘을 실을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보자"고 지지자들을 다독였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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