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두곳 중 한곳은 채용 과정에서 '중고신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중고신입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은 3.1%에 그쳤다.
상시 경력직 채용이 대세가 되면서, 중소기업 등에서 경력을 쌓아 대기업 등 1차 노동시장에 '돌아들어 가는' 방법을 택하는 구직자들도 늘고 있는 최근 노동시장 현황을 반영한 조사 결과로 보인다.
채용담당자 45.6% "중고 신입 선호"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2일 '중고 신입에 대한 기업의 인식'에 대해 758개 기업의 현직 채용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서는 중고신입을 "동일 직무 또는 동종 업계에서 3년 미만으로 근무한 이후, 기업 채용에 ‘신입’으로 응시하는 구직자"로 정의내렸다.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18일~12월23일부터 총 758개 기업 채용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 됐다.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중 250개 기업과 중견기업 508개가 참여했다.
먼저 다수 기업은 지원자의 과거 경력을 인지하고 있었다. 응답한 기업(758개)의 다수(520개)가 지원자의 "중고신입 여부를 파악"(68.6%)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중고신입 여부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먼저 ‘채용에 영향이 없거나 개별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응답은 과반을 조금 넘긴 51.3%에 달했다.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45.6%를 차지했다. 반면 '부정적 영향이 있다'는 응답은 3.1%에 그쳤다.
고용정보원은 "긍정적 영향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중고신입이 즉시 업무에 투입돼 성과를 도출할 수 있고, 적응성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기업 중 117개(49.4%)의 기업은 "업무에 즉시 투입해도 성과 도출이 가능할 것 같아서"라고 응답했다. '회사 적응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한 기업은 78개(32.9%), '기본적인 회사 예절 등을 알고 있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한 기업이 25개(11.0%),' 여러 산업, 회사 경험으로 다양한 시각을 가졌을 것 같아서'가 16개(6.7%)로 그 뒤를 이었다.
"이직 더는 안 한다" 의지 밝혀야 합격 가능성↑
그렇다면 중고신입 지원자가 합격 가능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사담당자들은 중고 신입이 이전 회사에서 떠나온 이유를 궁금해하는 동시에, 또 다시 떠날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신입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대답한 520여개 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이전 회사와 지원하려는 회사의 업무 연관성 설명'이 205개사로 39.4%를 차지했다. 다만 △퇴사 사유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정리(130개사, 25%) △쉽게 이직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 표명(108개사, 20.8%)이 그 뒤를 이었다. △이전 회사를 통해 비운 점 정리(77개 14.8%)도 중요하게 여겨졌다.
이번 조사는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2021년 당시 기업 56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와도 비슷하다. 이 조사에서는 기업들의 85.9%가 중고신입을 '선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유로는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어서'(80.5%·복수 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 밖에 '교육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44.9%), '조직에 잘 적응할 것 같아서'(34.7%), '업무나 회사생활이 노련할 것 같아서'(32.4%) 등이 뒤를 이었다.
당시 조사에서 기업들이 마지노선으로 삼는 '중고 신입'의 스펙 평균 2.3년차로 집계됐다. '1년 6개월∼2년 미만'(22.5%), '1년∼1년 6개월 미만'(20%), '2년 6개월∼3년 미만'(14%), '2년∼2년 6개월 미만'(12.6%), '6개월∼1년 미만'(9.9%) 등의 순이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많은 청년들이 채용 과정을 불신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정보의 부족 때문”이라며 “이번 조사가 청년의 정보 갈증을 해소하고, 보다 투명한 채용문화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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