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과 2021년 서울 목동과 마곡에 1, 2호점을 내고 신촌에 3호점을 열기 위해 준비 중인 무인주점 ‘파라삐리포’는 외식업계에서 “완전 무인화에 근접한 술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낮에는 무인카페로 운영하고 밤에는 술집으로 변신한다.
2일 창천동 3호점 예정지에서 만난 손성태 언택트비즈(파라삐리포 운영사) 대표(사진)는 “세상에서 가장 진화한 술집을 만들고 싶다”며 “중장기적으로 100호점까지 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손 대표가 지향하는 것은 ‘손님이 편한 술집’이다.
인플레이션으로 비용 압박이 커지는 와중에도 소주·맥주값은 3000원을 초과해 받을 생각이 없다. 신촌 3호점 앞에도 ‘국산 소주·맥주 영원히 3000원’이라는 배너를 달 예정이다.
오는 4월 1일 맥주에 적용하는 세율이 오르더라도 마찬가지다. 340여 가지에 달하는 치킨, 피자, 족발 등 간편식(HMR)을 배치해 주당들의 안주값 걱정도 덜었다.
무인화로 인건비를 아낄 것을 염두에 두고 그만큼 서비스 강화에 투입했다. 총 3개 층 규모인 신촌점의 2층에는 다트판과 코인노래방을, 3층 테라스에는 퍼팅 연습장을 마련했다.
냄새나 연기를 불편해하는 손님들을 위해 최신 바비큐 장비도 들였다. 손 대표는 “주류를 관리하는 매니저를 빼면 직원이 없다”며 “손님들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일부 무인점포에서 골치를 앓는 취객의 무전취식은 1, 2호점 운영 경험상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란 게 그의 얘기다. 손 대표는 “무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내가 먹은 건 내가 결제한다’는 의식이 확고하다”며 “직원들이 대면 응대를 하지 않아도 돼 매장 관리가 오히려 수월하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88학번인 손 대표는 2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2020년 무인점포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학생활의 추억이 깃든 신촌에서 파라삐리포를 인정받는 게 그의 목표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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