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표가 KLPGT를 떠난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상근부회장으로 여자 골프를 진두지휘한 지 만 11년, KLPGT 대표를 맡은 지 3년 만이다. 그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년 임기를 마치고 일선에서 물러나려 한다”고 밝혔다.
남자 대회의 상금 일부를 떼어내 ‘번외경기’로 치르던 KLPGA는 한국 골프시장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박세리 박인비 고진영의 성공 신화가 나왔고 지금도 국내에서 매년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고 있다.
퇴임 의사를 공식 발표한 이날 강 대표가 떠올린 것은 40년 전 처음 일본 대회에 선 순간이었다. “상금 규모는 비교가 안될 정도에 골프장 환경도 너무 좋아서 ‘프로선수들의 천국’이라고 느껴질 정도였어요. ‘한국은 언제쯤 따라잡을 수 있을까’ 막막했지만 지금 KLPGA투어는 이제 상금 규모와 대회 수에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절대 밀리지 않아요.”
그가 취임하기 직전인 2019년 30개 대회 총상금 253억원, 평균 상금 8억4000만원이었던 KLPGA투어는 그의 취임과 함께 매년 성장해 올해는 32개 대회 총상금 312억원, 평균 상금 9억7000만원까지 늘어났다. 2월부터 시즌을 시작해 올해 38개 대회, 총상금 44억3000만엔(약 426억3200만원), 평균 상금 1억1600만엔(약 11억1600만원) 규모로 열리는 JLPGA투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강 대표의 가장 큰 무기는 친화력이다. 대회를 하나라도 더 유치하고, 규모를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스폰서를 찾아다니고 끊임없이 다양한 제안을 했다. 그는 “후배들이 더 신나게 대회를 즐기고 여자 골프가 더 풍성해질 수 있다면 제가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은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규투어만큼이나 애정을 갖고 키운 것이 드림투어(2부), 점프투어(3부)다. 강 대표는 “드림·점프투어는 한국 여자골프 저력의 원천”이라며 애정과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든든한 후배들이 있기에 제가 떠나도 한국 여자 골프의 미래는 더 밝을 것이라 믿는다”며 “저는 더 많은 사람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