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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실리콘밸리에 페이팔 마피아가 있죠? 저는 렌딧의 인재들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낸 강력한 조직 문화를 품고 더 많은 혁신 조직을 만들어 내는 렌딧 마피아가 되길 원해요.”매번 새로 입사하는 렌딧맨 오리엔테이션에서 하는 이야기다. 사실 벌써 렌딧 마피아 후보 1호가 탄생했다. 키즈 오디오 플랫폼 스타트업 코코지(KOKOZI)의 박지희 대표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렌딧의 초기 마케팅을 주도했던 박 대표는 배달앱 요기요 창업 3인방 중 1인이기도 하다. 코코지는 박 대표의 두번째 창업인 셈이다.
박 대표의 이번 창업에는 무척이나 훈훈한 뒷이야기가 있다. 바로 요기요의 시작을 함께했던 루카시 가도우스키(Lukasz Gadowski) 팀 글로벌 대표가 또다시 코코지의 첫 투자자로 함께했다는 점이다. 치열했던 한국 배달 앱 시장에서 요기요를 훌륭히 키워내고 전 세계 딜리버리히어로의 로컬 서비스 중에서도 단연 앞선 성장세를 보였던 요기요 창업팀과 박 대표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두터웠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국 창업가들은 혁신적이고 빨라"
박 대표를 통해 자연스럽게 루카시 대표와 팀글로벌, 그리고 독일의 스타트업과 투자 생태계에 대해 종종 이야기를 들어 왔다. 그러던 중 최근 프랑스 밴처캐피털(VC)인 코렐리아캐피탈이 유럽 VC 중 최초로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뉴스를 접했다.문득 양사와 연결해 유럽의 벤처 투자자가 바라보는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과 프랑스는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국가가 아니지만, 스타트업 창업자의 입장에서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정보가 많지 않으니까. 감사하게도 팀 글로벌의 안드레 펠트후이스(Andre Feldhuis) 아시아 투자 총괄과 피에르 주(Pierre Joo) 코렐리아캐피탈 한국 대표가 흔쾌히 대화에 응해 주었다. 다음은 두 사람과 나눈 서면 인터뷰 내용.
김성준(필자, SJ) : 팀 글로벌은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이제까지 한국에서의 경험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안드레 펠트후이스(안드레) : 맞다. 우리는 한국과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안젤라(코코지 박지희 대표)와 함께 한국에서 요기요(Delievery Hero)를 만들었고, 지금은 새로운 스타트업인 코코지(Kokozi)에 투자하고 성장을 위해 집중하는 중이다. 코코지는 어린이용 커넥티드 오디오 시스템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창업 이후 빠르게 한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곧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코코지로 인해 최근 한국에 자주 방문하며 여러 훌륭한 스타트업들 및 VC와 만남을 가졌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독일의 스타트업 허브인 베를린이나 유럽 전반의 스타트업 업계처럼 매우 활기차고, 훌륭한 창업자들이 탄생하고 있다.
SJ : 코렐리아캐피탈도 한국과의 인연이 만만치 않다. 2017년에 네이버가 1억유로를 출자했다는 뉴스와 함께 한국에 알려졌다. 한국 스타트업의 특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피에르 주(피에르) : 한국의 혁신 기업들은 근접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을 공략해 글로벌 플레이어들을 제치고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만들어 왔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디지털 측면에서 세계 어느 곳보다 얼리 어답터 시장이다. 한국의 소비자는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창업가들은 이러한 환경 덕분에 소비의 모든 영역과 앱, 서비스를 보는 관점이 혁신적이고 빠르다.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B2C 모델에 집중되었던 반면 점차 B2B 향으로 확장 중이고, 이런 방향성은 향후 유럽 진출 측면에서 좋은 트렌드로 보인다. 한국의 창업자들은 오류나 시장 상황을 대하는 회복력과 탄력성(Resilient)이 상당히 높고, 빠른 실행 능력이 돋보인다. 무척 민첩(agile)하고 시장 변화를 포착해 사업 모델로 전환하는 능력이 세계적으로 비교해도 뛰어나다. 쿠팡이나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해외의 혁신 모델을 국내 시장에 적용해 빠르게 성장시킨 케이스들이 많은 이유라고 생각된다.
SJ : 한국의 스타트업에 깊은 관심을 가진 유럽 투자자로서 K스타트업에 줄 수 있는 도움이 있다면?
피에르 : 자본, 시장, 네트워크와 제도적 지원 등 크게 4가지 차원의 도움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자본 측면에서는 네이버를 비롯해 프랑스 공공투자은행과 유럽계 보험사, 패밀리오피스 등이 LP로 참여하는 펀드를 통해 유럽 진출 계획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유럽 시장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 제공도 가능하다. 유럽 특유의 소비 트렌드와 소비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정보 제공은 물론, ESG 등 유럽이 이끌고 있는 최신 트렌드와 케이스 스터디 등 수준 높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세 번째로 프랑스 중소기업 디지털경제부 장관, 통상관광 국무장관, 문화부 장관 등을 역임한 플뢰르 펠르랭 대표의 폭넓은 네트워크도 코렐리아캐피탈의 강점이다. 또한 23개 투자사 중 유니콘 기업이 7개나 되는 만큼 다양한 창업가 및 기업들과 연결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국가 차원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유럽 내 규제와 투자 시장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유럽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도 함께 고민하고 지원하고 있다.
안드레 : 루카시 대표를 비롯해 팀 글로벌은 창업가 그룹이다. 스스로 창업한 회사를 스케일업(Scale-up)시키고 글로벌로 확장하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그래서 창업자와 매우 근거리에서 함께하며 다양한 지원을 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와 한국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나의 경우, 코코지에 투자한 후 이미 수 차례 한국에 방문해 코코지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며 다양한 업무 지원을 해 왔다. 수 개월을 한국에 머문 적도 있다. 지원 범위는 전략 수립부터 IR, 채용 등까지 아주 광범위하다. 창업 초기에 창업자가 핵심에 집중해 빠르게 회사의 본질적인 영역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것이다.
이는 해외에 있어도 마찬가지다. 코코지의 박지희 대표는 독일과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 머무는 루카시 대표와 매주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수시로 대화한다. 즉각적인 이슈부터 장기적인 전략까지 자세히 의논하며 빠르게 솔루션을 찾아가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대부분의 한국 투자사들보다는 조금 더 리스크를 감수하는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르게 시장 적합성을 찾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매출 등의 수치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며 위험을 감수하고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뒷바침하고 독려한다.
SJ : 지원 범위가 매우 폭넓고 구체적이다. 유럽 진출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이 개선하고 성장시켜야 할 점은 무엇이 있나?
안드레 :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해외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럽의 경우 모국어와 함께 영어나 제2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시아 국가보다 일반적이다. 현재 비즈니스 공용어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인 영어로 진행되는 원격 회의나 통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또한 회사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영어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VC도 이는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투자한 회사에 글로벌 투자가 들어오는 일이 다반사인 시대다. 따라서 투자사 역시 글로벌 문화에 보다 개방적인 자세를 갖고 대화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 한국의 경우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가 글로벌 환경과 다소 다른 면이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한국 VC 펀드에는 정부가 LP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매우 하이 리스크의 초기 스타트업보다는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기업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보인다. 이러한 독특한 VC 환경으로 인해 한국의 투자자들은 유럽(또는 미국)의 초기 스타트업 투자자들에 비해 보수적인 투자 방향성을 가진 것 같다. 극초기의 스타트업에 투자한 경우에도 매출이나 성장을 증명할 수 있는 KPI들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는 점은 유럽이나 미국 VC들과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피에르 : 글로벌 시장에 대한 고민과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는 자세를 꼽고 싶다. 한국 스타트업들은 아직까지는 유럽에 비해 국내 시장에 더 포커스하는 모델이 많다. 아마도 국내 시장을 바탕으로 크게 성공한 케이스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한적인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마켓 진출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성과 멀티 컬처(multi-culture)에 대해 유연한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유럽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 계층의 고객들을 빠르게 수용하고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 시각을 키워야 할 것이다.
유럽 시장 진출은 시간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과정인 만큼 팀 전체가 프로액티브한 마인드셋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본다. 협업 과정에 있어서 다양한 의견과 조언을 수용해 성장하기 위해서는 팀 전체가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SG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럽에서는 이미 투자 실사를 할 때 어떤 산업을 막론하고 ESG 항목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E(친환경)뿐만 아니라, S(사회적 책임)와 G(지배구조)까지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사업에 반영시켜야 한다. 투자 환경에 있어서는 유럽에 비해 스타트업의 엑시트(출구 전략) 기회가 다양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비교적 활성화되어 있는 IPO뿐 아니라 대기업이 주도하는 M&A 등 스타트업의 엑시트 옵션이 보다 다양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언어 장벽은 큰 문제가 아니다"
코코지의 박지희 대표도 유럽에서 한국을 찾아 온 투자사에 대한 경험담을 공유해 주었다. 그는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안드레가 링크트인을 통해 CTO와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발굴해 냈다"며 "언어의 장벽이 적극적인 태도와 유연한 문화 적응력 앞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팀글로벌은 2008년에 설립된 투자회사로 독일의 베를린과 미국의 팔로알토에 사무실이 있다. 모빌리티, 항공우주, 에너지, 로봇 공학 등 첨단 기술에 주로 투자하며, 한국에서는 코코지 등 3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창업자인 루카시 가도우스키는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며 한국에도 잘 알려진 딜리버리히어로의 공동 창업자로, 온라인 가구업체인 Home24, 운송 스타트업 아미안도(Amiando) 등을 창업한 연쇄창업가이자 투자자다.
코렐리아캐피탈은 2016년 설립된 벤처캐피탈로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창업자인 플뢰르 펠르랭 대표는 2012년 프랑스 중소기업 디지털경제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통상관광 국무장관과 문화부 장관 등 3개 정부 부처를 담당한 각료 출신으로, 재임 시 현재 프랑스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라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생후 6개월 만에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된 경험을 다양한 분야, 다양한 사람들을 위한 활동으로 펼쳐내며 그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칼럼을 위해 인터뷰를 진행하며 독일과 프랑스의 스타트업 및 투자 생태계를 살펴 보았다. 독일과 프랑스의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많았으며, 양국 모두 정부가 매우 주도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양국 모두 해외 스타트업들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기도 했다. 그래서 다음 칼럼에는 이어서 독일과 프랑스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 및 투자 환경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이번 칼럼을 위해 함께 애써주신 코코지의 박지희 대표와 코렐리아캐피탈의 이율의 홍보담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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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딧 | 김성준 대표
세 차례의 창업 경험을 가진 연쇄 창업가. 첫 창업은 2009년에 했던 기부의 일상화를 위한 사회적 기업 1/2 프로젝트. 두 번째는 2011년 스탠퍼드대학원 재학 중 창업 수업에서 만난 팀과 함께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던 스타일세즈(StyleSays)다. 세 번째 창업한 렌딧은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한국에 돌아와 개인 대출을 해본 경험을 통해, 중금리 대출이 부재하다는 사회적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한 회사다. 실리콘밸리에서 경험한 창업가 정신과 혁신적인 조직의 기업 문화를 렌딧에 이식하고 적용해 전통적인 금융 인재들과 혁신적인 IT 인재들이 성공적으로 융합한 테크핀(TechFin) 조직으로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 서울과학고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스탠퍼드대학원 기계과 프로덕트 디자인 석사 전공 도중 자퇴하고 스타일세즈(StyleSays)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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