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출시를 앞둔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A34·A54'의 가격을 전작보다 20%가량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떠받치는 갤럭시 A시리즈 몸값이 크게 오른다면 흥행은 물론이고 점유율 수성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5일 폰아레나, 윈퓨처 등 해외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오는 15일 갤럭시 A34·A54를 전 세계에 공개한다. 지난해 3월 전작 갤럭시 A33·53·73을 선보인 지 1년 만이다.
갤럭시 A34·A54는 갤럭시S23 시리즈처럼 후면에 3개의 물방울 카메라가 일렬 배치될 전망이다. A54는 엑시노스1380 칩셋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6.4인치 슈퍼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 최고 120Hz의 주사율을 지원한다. 갤럭시A34는 6.6인치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대만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1080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가격. 전작보다 20%가량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해외 매체들은 예상했다.
폰아레나는 128GB(기가바이트) 기준 갤럭시 A34 가격을 410~430유로(약 56만~59만원)로 추측했다. 갤럭시 A54는 530~550유로(약 73만~76만원)다. 256GB는 A34가 60만원대로, A54는 무려 80만원대로 올라선다.
전작은 128GB 기준 A33이 369유로, A53은 449유로다. 국내 출시가격은 각각 49만9400원, 59만9500원이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3의 가격을 전작보다 15만~22만원 올렸다. 원자잿값, 물류비 인상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갤럭시 A34·A54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A시리즈의 특성상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만큼 플래그십 모델보다 가격 인상 여파가 크다.
갤럭시 A시리즈는 보급형 M시리즈와 함께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의 70~80%를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 자리를 수성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국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점유율 확보를 위한 승부처로 떠오른 만큼 갤럭시 A시리즈 흥행 여부가 중요해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시리즈에 힘을 싣기 위해 올해 갤럭시 A74 모델을 출시하지 않을 전망이다. A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A74가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 S시리즈와 가격, 성능 면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중저가 보급형이라는 갤럭시 A시리즈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이번 가격 인상이 현실화하면 갤럭시 A시리즈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고 80만원을 웃도는 출시 가격이 흥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은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 성능에 큰 차이를 두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더 힘들어졌다. 알려진 것처럼 가격이 15~20% 오른다면 예년처럼 흥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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