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21(IPX와 방탄소년단(BTS)이 협력해 만든 캐릭터) 피규어를 키오스크에서 선택할 수 없는데요. 품절인가요?"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남대로 소재 한 맥도날드 매장. 직장인 강모씨(27)는 BT21 피규어를 구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는 "퇴근하고 매장을 찾았는데 이 매장도 피규어가 다 팔렸다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6월 BTS가 데뷔 9년 만에 ‘단체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지만 파워는 여전하다. 반년이 지났지만 유통가에 풀린 BTS 지식재산권(IP) 활용 상품들은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맥도날드가 지난달 23일부터 선보인 BT21 한정판 피규어다. BT21은 IPX(옛 라인프렌즈)가 BTS와 협업해 만든 캐릭터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23일 단품 BT21 피규어와 피규어 7종으로 구성된 BT21 콜렉터 키트를 선보인 바 있다. 버거 세트 메뉴를 구매하면 피규어를 구매할 수 있는 조건이다.
4만5000원인 BT21 콜렉터 키트 판매 첫날 준비 물량이 대부분 소진됐고, 현재 완판된 상태로 전해졌다. 매장별로 다르지만 개당 5900원인 단품 피규어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강씨가 찾은 맥도날드 매장에선 그와 같이 품절된 'BT21' 피규어를 구하려다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을 간간이 볼 수 있었다.
해당 매장 아르바이트생 김모 씨는 "7종 키트는 매장당 10개 한정 수량이다보니 개점 시간인 10시30분에 대기번호를 받기도 했다. 단품 피규어도 점심시간이 지나면 동났다"고 귀띔했다. 해당 매장에서는 모두 보유 수량이 동난 만큼 피규어 판매는 3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같은날 오후 찾은 서울 서대문구 소재 맥도날드 매장 두 곳에서도 BT21 피규어는 동난 상태였다.
맥도날드 측은 "완판된 BT21 콜렉터 키트 외에 피규어 단품도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확인된다. 한정수량인 만큼 추가 판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매장에서 피규어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찾는 분위기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원가에 두 배가 넘는 10만원대에 풀린 BT21 콜렉터 매물이 줄을 이었고, 13만원 안팎에 판매된 사례도 눈에 띄었다.
이달 1일 출시된 'BTS 레고'도 아미(BTS 팬클럽)의 지갑을 열고 있다. 같은날 서울 강남대로 소재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byU+에 연 레고코리아의 BTS 다이너마이트 팝업매장 1호점(이하 1호점)에는 아미가 몰려들었다.
삼일절인 1일부터 문을 연 1호점 매장에는 첫날부터 800명가량 정도가 방문했다고 레고코리아는 전했다. 1호점은 다음달 행사가 9일까지 진행되며 레고코리아는 오는 6일 현대백화점 판교점, 7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팝업매장 2·3호점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이번 팝업 매장은 1일부터 국내에 판매를 시작한 레고 BTS 다이너마이트 세트 출시를 기념해 열렸다.
팝업 매장에도 제품을 사려는 아미들이 몰렸다. 홀로 1호점을 방문한 직장인 윤모씨는 "BTS 지민의 팬이라서 팝업 매장을 찾았다"며 "BTS 다이너마이트 세트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하고 인증샷을 찍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친다는 30대 스페인 여성 A씨는 미국에 있는 언니에게 영상통화로 매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A씨는 "가족들이 BTS 팬이라 매장을 찾았고, 언니가 레고 팝업 매장을 보고 싶다고 해서 영상통화 중이었다. 언니를 위해 제품을 BTS 다이너마이트 세트를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월드스타 BTS를 방증하듯 1호점 전체 방문객의 20% 정도가 외국인으로 전해졌다.
포토존과 BTS 레고 제품 앞에서 열성적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20대 독일인 셀리나(22)와 에티(29) 씨도 아미였다. 셀리나는 "BTS 뷔의 엄청난 팬"이라며 다이너마이트 노래를 주제로 한 팝업 매장이라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찾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레고코리아 관계자는 "팝업 매장 방문객의 60%가 제품을 구매해 (BTS 다이너마이트 세트가) 목표 판매치보다 빠르게 팔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 1차 물량은 아직 남아있지만, 미국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1차 물량이 완판됐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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